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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된 십계명 석판, 위조 논란에도 73억원에 낙찰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4-12-19 17:20:27

십계명이 새겨진 가장 오래된 석판으로 알려진 석판이 진위 논란 속에서도 경매에서 예상을 훨씬 웃도는 504만달러(약 73억원)에 낙찰됐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익명의 구매자가 이 석판을 504만달러를 약간 웃도는 가격에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이 석판의 낙찰 예상가는 100만달러~200만달러(약 14억원~29억원) 수준이었다.
구매자는 이 석판을 이스라엘 기관에 기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 약 52㎏, 높이 약 61㎝로 1500년 전 로마-비잔틴 시대에 제작된 이 석판은 1913년 현재 이스라엘 남부 해안지역의 철도 건설 현장에서 발견됐다.
발견 장소는 초기 유대교 회당, 모스크, 교회 유적지와 가까운 곳이다.
석판에는 현재 팔레오 히브루라고 불리는 고대 히브리어로 된 출애굽기의 십계명 중 9계명만이 남아있다.
출애굽기는 창세기에 이은 구약성경의 두 번째 책이다.


발견 당시 이 석판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이후 30년 동안 도로석으로 사용됐다.
그러던 중 1943년 뒤늦게 석판의 가치를 알아본 한 학자의 손으로 넘겨졌다.
이후 이 석판은 1995년 이스라엘 골동품 상인을 거쳐 뉴욕 브루클린의 리빙 토라 박물관에 기증됐다가 2016년 85만달러(약 12억원)에 수집가 미첼 S. 카펠의 소유물이 됐다.


소더비는 치열한 입찰 경쟁이 벌어지면서 석판의 낙찰가가 예상가를 2배 이상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경매에 앞서 소더비는 "법과 도덕의 초석이자 서구 문명의 기초 문건"이라며 "매우 중요한 역사적 유물일 뿐만 아니라 서구 문명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 신념과 가시적으로 연결된 고리"라고 석판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래 이 석판이 있던 곳은 기원전 400~600년 로마의 침략이나 11세기 후반 십자군 전쟁의 결과로 파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석판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드폴대학교 법학대학의 패티 저스텐블리스 박사는 이 석판에 대해 "문서화된 고고학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것과 같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출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500만달러가 넘는 낙찰 가격이 놀라울 뿐"이라면서 "석판에 대한 의구심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A. 롤스턴 조지 워싱턴 대학교 교수도 "1913년의 문서가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약탈자와 위조범들이 종종 그러한 이야기를 만들어 비문에 진정성을 부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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