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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계엄정국에 WSJ 특파원 "K-드라마 같은 상황"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4-12-21 15:28:07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티머시 마틴 한국지사장이 한국의 비상계엄 이후 상황을 K-드라마 같다고 비유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국의 비상계엄 이후 상황 관련 온라인 대담에서 "비유를 하나 하고 싶습니다.
나는 한국 보수와 진보 양측 사람들과 모두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사람들은 이 모든 이야기가 K-드라마나 영화 같다고들 합니다"라고 말했다.


마틴 지사장은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직무 정지)의 2022년 취임, 장기간에 걸친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의 대화 공백,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쟁 등을 1막으로 표현했다.
이어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 결의·14일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까지를 '2막'에 비유한 뒤 현재 한국은 '3막' 초반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윤 대통령을 비방하는 사람도 인정하겠지만, 과거의 대통령 탄핵소추 때와 다른 대목은 그가 정예 기술을 하나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는 검사 출신이고, 그의 정예 기술은 한국의 법률 시스템과 헌법에 대한 지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지금 '올스타' 법률팀을 구성하는 과정에 있으며, 계엄 선포가 통치 행위이므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마틴 지사장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식이 그의 대통령직이 끝날지, 계속될지를 결정할 요소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한국 정치의 크레이지(crazy·미치거나 비정상적이라는 의미)한 시기"라며 "2025년으로 넘어가도 여전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또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한국 대통령이 이번으로 3번째 탄핵 소추된 상황에 대해 "부분적으로 '죽을 때까지 싸우는' 한국의 정치 문화가 원인이고, 큰 원인은 구조적인 부분"이라면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저조한 중간선거(총선)를 치른 대통령을 남은 임기 동안 취약하게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 정치권의 탄핵 가결 과정은 '빨리빨리'(palipali) 문화로 설명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17일 블룸버그 통신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불과 11일 만에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과정을 보고 "빨리빨리 정신이 이번 정치적 전환에도 나타났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계엄령 발표 후 한국인들은 곧바로 대규모 시위를 조직했고, 수천 명의 시민이 서울 거리로 쏟아져나왔다"며 한국이 전후 경제 재건과 산업화를 달성한 배경에도 빨리빨리 문화가 영향을 미쳤고, 이번 계엄 정국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문화가 단순한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인내와 생존의 감정"이라는 점도 설명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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