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본, 정보사 전현직 3人 신병확보
‘비선 핵심’ 노, 성추행 전역 후 점집
김용현 뒷배… 롯데리아 회동 주도
수첩엔 계엄군 동선·배치 등 담겨
朴 국정농단땐 ‘안종범 수첩’ 결정적
‘2차 회동’ 정보사 예비역 대령 구속
계엄 후 ‘제2수사단’ 논의 집중 추궁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소환 조사를 준비하는 한편, 사태의 핵심 조직으로 떠오른 정보사령부(정보사) 전·현직 관계자 3명의 신병을 확보해 계엄 모의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조본에 참여 중인 경찰이 확보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이 계엄 사전 모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 ‘스모킹 건’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 참석자와 배석자, 경찰 조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 | 문상호 정보사령관(왼쪽)과 노상원 前 정보사령관 |
◆1·2차 회동서 어떤 논의했나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조본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비선’으로 지목된 노 전 사령관이 주도한 ‘1·2차 롯데리아 회동’의 목적과 내용, 공모 관계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태스크포스(TF·팀장 이대환 수사3부장)는 1차 회동 참석자인 문상호 정보사령관을 이날 구속 후 첫 소환 조사했다.
공조본은 전날엔 김용군 정보사 예비역 대령의 신병을 확보했다.
18일 노 전 사령관, 20일 문 사령관에 이어 정보사 관계자로는 세 번째다.
서울중앙지법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를 이유로 김 전 대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대령은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 시절 이명박정부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불명예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령도 노 전 사령관처럼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을 사전에 기획한 ‘내란 실행’ 혐의를 받는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인 3일 2차 회동엔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대령, 국방부 조사본부 차장 김모 대령을 비롯한 국방부 조사본부 장교 2명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최근 김 대령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공조본은 2차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이른바 ‘제2수사단’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비상계엄 정국에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이끄는 합동수사본부 내에, 노 전 사령관 등이 ‘김 전 장관 직속’ 수사팀을 꾸리려 했다는 의혹이다.
공조본은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1일 1차 회동에선 정보사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 정보사 산하 북파 공작부대(HID)의 국회의원 체포조 투입 관련 모의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정보사의 다른 대령과 함께 1차 회동에 참석했던 정모 대령은 20일 변호사를 통해 “잘못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박선원·김병주 의원은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요원 35명을 선발, 선관위 과장들과 핵심 실무자 30명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케이블타이로 손목과 발목을 묶은 후 복면을 씌워 수도방위사령부 내 벙커로 데려가려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비선’ 수첩 주목… 檢 국무회의 조사 확대
민간인 신분의 노 전 사령관이 배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건 김 전 장관, 문 사령관과의 ‘연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박흥렬 전 육군참모총장의 육군본부 비서실장을 할 때 비서실 산하 정책 부서에서 근무했다.
또 문 사령관이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시기, 청와대에 파견된 군인을 관리한 대통령경호실 군사관리관은 노 전 사령관이었다고 한다.
 | 용산 또 ‘무속인 리스크’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2·3 비상계엄 사태’ 사전 기획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거주지인 경기도 안산의 점집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그가 작성한 수첩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수첩엔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군 병력 배치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성추행 사건으로 2018년 불명예 전역을 한 뒤 점집을 차려 역술인으로 활동해왔다.
사진은 지난 20일 노 전 사령관의 점집 현관문에 빨간색 ‘만(卍)’자가 쓰여 있고, 북어가 수북이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5일 노 전 사령관이 무속인으로 활동했던 안산의 점집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수첩과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수첩엔 비상계엄 선포 뒤 군 병력의 동선, 국회와 중앙선관위에 어떤 부대를 배치할지 등 구체적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첩이 윤 대통령의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입증할 유력한 증거가 될지 주목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이어진 ‘국정 농단’ 사태 당시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이 중요한 물증이 됐다.
노 전 사령관이 성범죄로 불명예 전역한 뒤 안산의 다세대주택에서 점집을 동업한 사실도 논란이다.
윤석열정부 들어 천공, 건진법사에 이어 또다시 ‘무속인’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의 점집은 문제의 1·2차 회동 장소인 롯데리아 지점에서 불과 약 1.4㎞ 떨어진 곳에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전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비상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 참석자와 배석자로 수사 대상을 넓혔다.
아울러 특수본은 전날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구속 송치 후 첫 소환 조사했다.
김 청장은 20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앞서 경찰은 검찰 송치 전 조 청장으로부터 “(계엄 당시) 체포 명단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김동현 부장판사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전날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참석자인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조사했다.
김 장관은 앞서 검찰 조사도 받았다.
박진영·장한서·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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