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현지의 연구용원자로 개조사업이 한국의 기술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글라데시 원자력위원회가 발주한 연구용원자로(Bangladesh Training and Research Reactor·이하 BTRR)의 계측제어계통 일괄 개조사업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BTRR는 한국에 처음 도입된 원자로와 같은 것으로, 방글라데시는 1986년부터 이 연구용원자로를 가동해 왔다. 개조사업은 노후 원자로의 계측제어계통 아날로그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것으로 진행됐다.
원자력연은 이 사업을 2021년 수주해 BTRR 디지털계측제어계통의 설계, 제작, 설치, 시운전 및 교육훈련 등을 턴키방식으로 시행했다. 최근 24시간 원자로 연속 운전을 완료한 원자력연은 지난달 최종 사업 종료 승인을 받아 사업을 마무리했다.
디지털계측제어계통은 원자로의 운전 상태를 감시·제어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했을 때 원자로를 안전하게 정지하는 핵심 설비다.
연구원은 개조사업을 통해 원자로의 중성자를 측정하는 핵 계측기와 원자로 계통의 온도 및 유량 등을 점검하는 공정계측기를 신규 설치했다.
또 원자로제어계통을 이중화하고, 이상 징후 발생 때 원자로를 정지하는 원자로보호계통은 물리적으로 구분된 2개의 채널로 구성함으로써 설비의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성을 높였다.
특히 운전원이 원자로 운전에 사용하는 GUI(Graphic User Interface)를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운전 편이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방글라데시 현지 관계자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는 게 원자력연의 설명이다.
개조사업은 한국과 방글라데시 간 최초의 원자력 협력사업으로, 이 사업이 완료되면서 양국 간 신뢰가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방글라데시는 최근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을 완료해 곧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며,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을 위한 신규 연구용원자로 건설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추가 수출 노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과거 한국이 수입했던 TRIGA Mark-Ⅱ를 이제는 우리 손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이 의미 깊다”며 “원자력연은 앞으로도 연구로 기술 수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