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공지능(AI) 방산업체 팔란티어와 자율드론 제조업체 안두릴이 다른 IT 기업들과 함께 미국 국방 예산을 따내기 위한 협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록히드 마틴을 비롯한 전통의 방산업체들과의 예산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팔란티어와 안두릴이 다른 IT 기업 10여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 국방부의 방위사업 입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포함해 챗GPT 개발사 오픈AI, 자율선박 제조업체 새로닉, AI 데이터 기업 스케일AI 등이 컨소시엄 가입을 논의 중이다.
이 가운데 성사된 합의를 내년 1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나 팔란티어는 20년 전부터 정부 방위사업 계약을 따낸 바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방위사업 입찰 참여가 처음이다.

컨소시엄 협상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우리는 새로운 세대의 방위산업체가 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들을 한데 모으고 이들의 제품을 활용해 미국 정부에 최첨단 국방 및 무기 역량을 더욱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의 방위사업 계약은 약 8500억달러(약 1231조원)에 달하는 국방 예산을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보잉 등 전통의 방산업체들이 과점해 나눠 갖는 구조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의 국방 분야 조달을 소수 대기업이 장악하면서 느리고 반경쟁적으로 됐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및 중동 지역 전쟁, 미·중 갈등으로 인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첨단 AI 제품에 대한 정부 의존도가 높아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국가 안보 및 우주 탐사에 대한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분야 스타트업들이 수혜집단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AI 방산업체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300% 급등한 팔란티어는 시가총액이 1800억달러를 돌파하며 스텔스 전투기 F-35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을 넘어섰다.
안두릴도 2017년에 출범해 올해 140억달러(약 2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밖에 스페이스X 역시 이번 달에 35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최대 민간 스타트업이 됐으며, 오픈AI도 2015년 설립 이후 기업가치가 1570억달러로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