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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책이 공급 제한과 물가 상승을 일으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킴벌리 클라우징 캘리포니아대 교수) "글로벌 교역 단절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적게는 2%, 많게는 8~9% 감소할 수 있다.
"(모리스 옵스펠드 UC 버클리대 교수)
3~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 2025'는 '트럼프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글로벌 석학들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흔들어 놓을 세계 경제·무역 지형을 전망하며 불확실성 자체가 미국과 전 세계 경제에 위험 요인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트럼프 2기의 관세·이민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상승시키고, 더욱 가속화 될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에 큰 충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다.
"트럼프는 인플레 유발자…공급發 충격에 코로나19 혼란 우려"
킴벌리 클라우징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개막 첫날 열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세션에서 "트럼프는 관세 인상, 이민 제한, 확장 재정,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에 대한 도전 등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편관세 10~20%, 대중 관세 60% 부과와 불법이민 금지를 예고했다.
경제학자들은 관세 인상으로 인한 수입품 가격 상승, 이민 제한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부 차관보 출신인 클라우징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세션 토론에서 "트럼프의 정책은 경제 전반에 걸쳐 공급을 제한하고 그 결과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때 봤던 것과 같은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발생 당시 공급망 불안으로 물가가 뛰었는데, 트럼프 2기에서 관세를 인상하면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생산자들에게 부정적인 공급 충격을 초래하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그는 특히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으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봤다.
인플레이션 상승 외에도 소비 감소와 성장률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클라우징 교수는 "이민자는 노동력 제공자뿐 아니라 소비자이기도 하다"며 "추방 규모가 중요한데 만약 하루에 800만명의 이민자를 추방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미 고용과 국내총생산(GDP) 급감으로 경제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카드 UC 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도 한국 취재진과 만나 "올해 미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자 강제 추방, 멕시코·캐나다 등에 대한 관세 인상 문제의 불확실성"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민자 추방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영향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세를 부과하면 승자보다 패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트럼프 2기의 무역 정책이 인플레이션 상승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의 넘쳐나는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카드 교수는 "트럼프 2기가 적자 확대를 용인할지, 아니면 사회 복지 프로그램등 다른 지출을 줄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세계 성장률 직격탄…"GDP 최대 8% 감소 전망‥달러 인위적으로 낮출 것"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경제 설장률에 가할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다자주의적 무역 시스템 붕괴로 지정학적 분열이 가속화되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다.
모리스 옵스펠드 UC 버클리대 교수는 '글로벌 거시경제와 정책 전망' 세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등에 대한 관세 부과로 글로벌 무역규범을 약화, 분열시키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적게는 2%, 많게는 8~9% 감소할 수 있다"며 "공급망 붕괴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관세를 인상해도 미국 제조업 일자리 확대와 무역적자 축소에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며 "관세 부과는 달러 강세를 초래해 오히려 무역적자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가 교역 상대국에 압력을 가해 달러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역임한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의 무역정책이 중국에만 초점을 맞추고 전 세계 다른 국가와의 싸움은 선택하지 않길 바란다"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관세 정책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퍼먼 교수는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주식시장을 경제 정책의 주요 성공 척도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관세 등) 정책을 그대로 추진할지, 만약 주식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때 포기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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