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폭설과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은박 비닐을 둘러쓰고 있는 모습이 '키세스 시위대'라 불리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김상욱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이들을 '우주 전사'라고 표현하며 힘을 보탰다.

김 교수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은박 담요의 과학'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전날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은박 비닐을 두른 채 바닥에 앉아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김 교수는 "은박 담요 혹은 스페이스 블랭킷은 말 그대로 우주에서 보온을 위해 NASA(미 항공우주국)가 개발한 것"이라며 "열은 전도, 대류, 복사의 3가지 방식으로 전달된다.
전도와 대류에 의한 열 손실을 막기 위해 모자를 쓰고 옷을 입고 신발을 신는다.
하지만 복사는 막기 어렵다"라고 열의 특성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36도의 체온을 가진 사람의 몸은 적외선 대역의 복사를 한다.
적외선은 투과성이 좋아 옷으로 완전히 차단하기 힘들다.
진공의 우주에서는 복사가 열 손실의 주된 이유가 된다"며 "그래서 우주에서 스페이스 블랭킷은 중요하다"라고 썼다.

이어 '은박 담요'에 대해 "은박이라고 하지만, 사실 은이라 아니라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은 지각에 가장 많은 금속이라 은보다 싸다.
알루미늄은 반사율이 높은 금속이다.
알루미늄을 얇은 플라스틱 소재에 코팅한 것이 은박 담요다.
따라서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반사하여 체온을 보존해준다"라며 은박 담요가 체온을 보존해 주는 원리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한남동의 키세스 시위대는 우주 전사라 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과학적 설명이 이리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다니 감동이다" "응원도 참 멋지게 해주신다" "정말 아름다운 해석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박사를 거쳐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2018년 tvN 예능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즌 3에 출연해 대중의 인지도를 얻었다.
앞서 김 교수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자신의 SNS에 시국 관련한 발언을 이어오며 윤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여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는 대규모 인파가 모여 탄핵 찬반 집회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서울에 최대 8㎝의 눈이 예고되는 등 대설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윤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 참가자들은 몸에 은박 담요를 두르고 눈을 맞으며 밤샘 집회를 했다.
이 모습이 미국의 유명 초콜릿 브랜드 '키세스'의 포장된 모습과 비슷해 '키세스 군단' '키세스 시위대' 등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