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까지 강추위 계속
중국발 ‘영하 40도’ 찬 공기 남하
서울 전역 올겨울 첫 ‘한파주의보’
9일 중부 -15·강원산지 -20도
충남·전라에 최고 30㎝ 폭설 예보
“고령층·어린이 각별한 주의 당부”
북극발 한파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8일 서울 전역에 올겨울 첫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9일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18도까지 내려가고, 충남·전라 지역에는 최고 30㎝의 폭설이 쏟아질 예정이다.
기상청은 8일 오후 9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를 발효했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이틀 이상 영하 12도 이하로 지속되거나,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이며 평년값보다 3도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이 몸을 잔뜩 웅크린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 |
9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도, 체감온도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한낮에도 기온이 영하 8도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중부지방과 전북 동부, 경북 북부 내륙은 기온이 영하 15도 안팎까지 떨어지고, 강원 산지는 영하 20도를 밑도는 곳도 있겠다.
이번 추위는 중국에서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된 탓이다.
서울의 한파 특보 발효는 지난해(2023년 11월6일)보다 63일 늦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한파 특보는 기온이나 강수량처럼 단순 비교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닌 위험 수준에 대한 경보”라고 설명했다.
이 추위는 11일부터 다소 풀리기 시작해 12일에는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한파와 함께 충남과 전라 지역에는 폭설이 내렸다.
8일 오전 6시 기준 전북 순창 복흥 15.9㎝, 부안 12.3㎝, 전주 11.8㎝, 충남 서천 10.8㎝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시간당 3∼5㎝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9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산지와 울릉도·독도 10∼30㎝, 전북 10∼20㎝(많은 곳 30㎝ 이상), 충남과 광주·전남 5∼15㎝(많은 곳 20㎝ 이상), 제주 중산간 5∼10㎝, 제주 해안 1∼5㎝다.
 | 8일 경기도 연천군 경원선 폐터널에서 역고드름이 얼어 있다.
연합뉴스 |
질병관리청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6일까지 전국 500여개 응급실에 들어온 한랭 질환자는 134명, 추정 사망자는 4명이다.
환자의 73.9%는 실외에서 발생했고, 86.6%는 저체온증이었다.
2019~2023년 한랭질환자는 1883명이 발생했고, 이 중 42명이 한랭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청은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한 65세 이상 고령층과 몸에 비해 피부 면적이 넓어 열 손실이 쉬운 어린이는 특히 한랭질환에 주의해야 한다”며 “내복이나 얇은 옷을 겹쳐 입고, 모자, 목도리, 장갑 등을 이용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겨울 첫 한파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24시간 상황관리체계에 돌입했다.
시와 25개 자치구는 한파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즉시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하고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시는 한파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도록 돌봄이 필요한 취약 어르신과 거리 노숙인 등의 안전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민행동요령도 전파하고 있다.
 | 서울 종로구 중부수도사업소 효자가압장에서 직원이 동파된 수도계량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
9일 오전 9시부터는 올겨울 첫 수도계량기 ‘동파 경계’ 단계를 발령한다.
동파 경계는 4단계 동파 예보제 중 3단계로, 일 최저기온 영하 10도 미만의 날씨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
이번 겨울 서울의 수도계량기 동파 건수는 지난해 12월23일 첫 발생 이후 이달 6일까지 35건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외출 시에는 수돗물을 가늘게 틀어 계량기 안에 물이 계속 흐르게 해야 한다.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미만일 때는 33초에 일회용 종이컵을 채울 정도로 물이 흘러나와야 동파를 예방할 수 있다.
이렇게 수돗물을 10시간 흘릴 경우 가정용수도요금 기준으로 비용은 300원 미만이다.
수도계량기 유리가 깨지거나 부풀어 오르는 등 동파가 의심될 때는 서울아리수본부 카카오톡 채널이나 120다산콜재단, 관할 수도사업소에 신고하면 된다.
기상청은 “급격한 기온 변화와 낮은 기온에 대비해 건강관리에 유의하고, 수도계량기 등의 동파와 무거운 눈이 쌓이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시설물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예림·김주영·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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