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체납자가 처음으로 교도소에 감치됐다.
감치는 고액·상습 체납자의 징수 효율성을 높이고, 체납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해 추가적인 체납 발생을 막기 위한 행정조치다.

관세청은 고액의 관세 납부를 고의·상습적으로 회피한 체납자 A씨를 의정부교도소에 감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2020년 고액·상습 체납자 감치 제도를 도입한 후 관세청이 실제 집행에 나선 최초의 사례다.
앞서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은 A씨에게 ‘감치 30일’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A씨는 전날(8일)부터 내달 6일까지 의정부교도소에 감치돼 생활하게 된다.

관세법(제116조의 4)에서 감치는 체납액을 납부할 능력이 있음에도, 3회 이상 상습적으로 2억원 이상의 관세를 체납한 고액 체납자를 관세청장의 신청, 검사의 청구 및 법원의 결정에 따라 최대 30일간 구치소 등에 유치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A씨는 농산물 수입권 공매 입찰에서 제3자(일명 바지사장)를 동원해 수입권을 부정하게 낙찰받아 ㄱ세율의 수입 농산물을 저세율로 수입통관하는 수법으로 관세를 회피했다.
또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한 추징세액을 체납했다.

부산세관은 그간 A씨에게 지속해서 체납액 납부를 독촉했다.
하지만 A씨는 배우자와 자녀 명의로 46억원 상당의 부동산과 23억원 상당의 주식 등 재산을 가졌음에도 불구, 체납액을 전혀 납부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6월 A씨가 머무르는 주거지 등지에서 가택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A씨가 배우자 회사 소유의 고급 승용차를 이용하고, 배우자 명의의 고급주택에서 호화생활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가택수사에서 A씨가 사용 중인 고가시계와 골프채 등 4000만원 상당의 물품이 압류되기도 했다.

이에 관세청은 지난해 10월 관세정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에 A씨의 감치 신청을 했고, 법원이 검사의 청구를 인용하면서 A씨의 감치 집행이 가능했다.
A씨는 법원의 결정에 항고하지 않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A씨의 감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체납액을 납부하지 않은 관세 체납자가 교도소에 유치된 최초의 사례”라며 “A씨의 사례가 악의적으로 체납액 납부를 회피하는 관세 체납자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청은 앞으로도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납부를 회피하는 고액·상습 체납자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감치해 조세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