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9억 초과 거래 비중 절반 넘어…역대 최고 기록 지난해 국내 인구 이동, 4년 만에 반등…주택 매매 증가 영향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해 본인의 거주지를 강북구의 한 중형 아파트로 옮기려 했다. 기존 아파트를 매도하고 새 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김 씨는 “예산을 9억 원 이하로 설정했지만, 지난해부터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 최근 몇 년간 아파트값이 급등한 여파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9억원 초과 거래 비중이 역대 처음으로 전체 거래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아파트값 상승과 인기지역 아파트를 선호하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실거래가가 9억 원을 초과한 거래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거래량의 절반을 넘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 5만 6800여 건 중 53.8%가 9억 원 초과 거래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한 2006년 이후 처음 기록된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의 금액대별 비중 변화를 보면 2018년까지만 해도 9억 원 이하 거래가 전체의 83.4%에 달하며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9억 원 초과 거래는 16.6%에 불과했다. 2020년에는 이 비중이 31.6%로 증가했고, 2021년 44.3%로 상승했다. 이후 2022년에는 38.8%로 감소했으나 2023년 다시 46.5%로 반등했고, 지난해에는 53.8%로 절반을 넘었다. 정부는 2023년 특례보금자리론을 도입하고, 2024년부터 신생아 특례대출 등으로 9억 원 이하 주택 구매를 위한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9억 원 초과 거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아파트 가격 상승세와 더불어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고가 주택이 밀집한 인기 지역에서의 거래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2018년 말 8억 4502만 원에서 2023년 말 기준 9억 8333만 원으로 9억 원을 넘어섰다. 평균 매매가 또한 같은 기간 8억 1595만 원에서 12억 7274만 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18년 전체 거래량의 60.9%를 차지했던 6억 원 이하 거래는 2023년 26%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치인 20.7%로 떨어졌다. 초고가 아파트 거래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50억 원 초과 거래는 2018년 34건(전체의 0.04%)에서 2023년 160건(0.45%)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408건(0.72%)으로 확대됐다. 100억 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계약 역시 2023년 6건에서 지난해 23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전국 인구 이동자 수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 매매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아파트값이 급등한 여파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9억원 초과 거래 비중이 역대 처음으로 전체 거래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아파트값 상승과 인기지역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2024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옮긴 전국 이동자 수는 전입신고 기준 628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2.5%(15만 5000명) 증가했다. 이는 4년 만의 반등이지만, 여전히 1974년(529만 8000명)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작은 규모다. 2022년에는 주택 시장 침체 영향으로 이동자 수가 100만 명 이상 급감해 615만 2000명, 2023년에는 612만 9,0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23.9%)와 30대(21%)의 이동률이 높았으며, 60대 이상은 5~7%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동 사유를 살펴보면 주택 관련 이동이 3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가족(24.7%), 직업(21.7%)이 뒤를 이었다. 이 세 가지 사유가 전체 이동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주택과 가족 사유로 인한 이동자는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직업 사유 이동자는 감소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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