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고물가가 계속되면서 올해 설 연휴에는 선물 구입 비용을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연휴가 길어지면서 여행 수요가 증가한 한편, 고향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무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설 연휴 둘째날인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승차장에서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 26일 데이터 컨설팅 전문업체 피앰아이에 따르면 전국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이 설 연휴 가장 줄이고 싶은 지출항목으로 ‘선물 구입 비용’(31.2%)을 꼽았다. 이어 음식 준비 비용(28.4%), 설 용돈 지급 비용(22.6%), 여행 경비(11.3%) 순으로 지갑을 닫고 싶어했다. 응답자의 82.8%는 ‘작년보다 물가가 올랐다’고 답했지만, ‘설 지출이 작년 추석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이들은 19.0%에 그쳤다. 40.6%는 ‘변화 없이 작년 추석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것’, 40.4%는 ‘지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명절에는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항목이 많은데다 물가가 오른만큼 현실적으로 주머니를 조이기 힘든 것으로 풀이된다. 명절에 주거나 받고 싶은 선물로는 현금·상품권이 가장 선호됐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세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들은 주고 싶은 선물로 현금·상품권(44.8%)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홍삼, 비타민 등·13.6%), 정육 선물세트(한우, 돈육 등·11.6%)가 뒤를 이었다. 이어 과일 선물세트(9.6%), 가공식품 선물세트(캔, 오일 등·4.3%), 전통 식품 선물세트(한과, 약과 등·4.0%), 생활용품 선물세트(샴푸, 바디워시 등·3.9%), 수산 선물 세트(굴비, 전복 등·3.1%), 커피·차 선물세트(2.5%), 주류 선물세트(와인, 위스키 등·2.4%) 순으로 나타났다. 받고 싶은 선물 역시 현금·상품권이 63.5%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 설 연휴 둘째 날인 26일 서울역에서 한 귀성객이 선물 보따리를 들고 승차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설 선물 구입 예상 금액으로는 10만~29만원이 29.3%로 가장 많았다. 10만원 미만이 27.7%, 30만~49만원이 19.7%, 50만~99만원이 14.5%, 100만~149만원이 5.8%, 150만~199만원이 1.6%였다. 2023년 추석 당시 조사에서는 10만원 미만이 13.9%를 차지했으나 올해 설은 이 비율이 13.8%포인트 늘었다. 고가 선물인 100만~149만원 구간도 2023년 추석 조사에서는 10.4%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5.8%로 내려왔다. 가격 대비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설 연휴 계획에 대해서는 ‘집에서 쉴 예정’(41.6%)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고향(본가)에 방문할 예정’(35.3%), 미정(17.0%), 국내 여행(12.2%), 해외여행(4.6%) 순이었다. 연휴 기간에도 출근하거나 업무를 할 예정이라는 응답은 7.0%였다. 2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국내·해외여행을 계획한 비율이 높았고 30대는 출근하거나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많았다. 여행을 계획한 이들은 국내 여행지로는 제주도, 강원도, 부산 등을 꼽았다. 해외여행은 일본, 태국, 베트남 등 근거리 국가들이 주를 이뤘다. 여행 동반자로는 가족(63.8%)이 가장 많았다. 연인(13.2%)과 혼자(10.5%)가 뒤를 이었다. 개선이 필요한 명절 문화로는 ‘친척들의 지나친 간섭과 개인적인 질문’(27.0%)이 가장 많이 꼽혔다. ‘과도한 차례상 준비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응답(24.1%)도 많았다. 이외 ‘명절 선물의 과도함’(19.9%), 명절 노동의 불균형(12.1%), 형식적인 용돈 문화(7.2%), 형식적인 단체 문자(6.8%) 등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됐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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