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반환 요구에 반발하고 있는 파나마의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뒤 파나마 운하 운영 주권을 재차 강조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파나마 정부 유튜브 채널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파나마 운하 통제·운영과 관련한 주권은 (외국 정부와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운하는 파나마가 운영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또 루비오 장관과 정중한 분위기에서 파나마 운하 인근 항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물리노 대통령이 언급한 운하 인근 항구는 파나마 운하 항만 관리 업체 중 하나인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 CNN방송 등은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가 파나마 운하 양 끝단에 있는 2개 항구(발보아·크리스토발)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가짜뉴스 중 하나로 지적했다.
파나마 당국도 "미국으로부터 운하를 둘러싼 외국 정부 영향력에 관한 공식적인 정보를 받은 바 없다"며 반발한 바 있다.
그러나 미 국무부 대변인실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현 상태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게 미국 정부 입장"이라며 "미국은 파나마 운하 관련 조약에 따른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나마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변화를 암시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중국과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관련 협정 효력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다며 "관련 협정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단속과 관련해 "환승 국가인 파나마에서의 이민자 흐름은 안정적이며, 미국에서 이민자를 송환할 경우 그 비용은 (미국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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