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유층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상장 기업들에 은밀하게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중국 투자자들과 거래하는 세 명의 자산관리사는 자신들이 지난 2년간 머스크의 비상장기업 주식 3000만달러어치(약 435억원) 이상을 중국 투자자들에게 팔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연합과 FT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투자하고 있으며 주로 xAI, 뉴럴링크, 스페이스X 같은 머스크의 비상장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SPV를 통한 투자는 불법이 아니고 대체로 시세 차익을 노린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 자본의 미국 정치권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으며, 행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렉 시저스 선임연구위원은 FT "머스크와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중국과 그렇게 많은 관련성이 있으면서도 어떻게 계속 미국 정부 개혁의 적임자일 수 있겠는가"라며 이해충돌 문제를 거론했다.
다만 FT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투자자들 목적이 이윤 추구이며, 기술 이전이나 미국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투자자들은 머스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인다.
최근 중국 항저우의 한 투자회사가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는 수백명의 중국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가 미국 정부의 지원 등에 힘입어 향후 3년 이내에 3배 이상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며 1인당 최대 20만달러(약 2억 9000만원)를 투자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정작 중국 내에서는 지난 2020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금융 당국의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뒤 정부로부터 크게 덴 경험이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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