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유전 질환과 평생을 싸워온 룩셈부르크의 프레데릭 공자가 2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의 로베르 공자는 POLG 재단 홈페이지에 성명을 올려 자신의 아들 프레데릭이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로베르는 입헌군주국인 룩셈부르크 대공국을 통치하는 앙리 대공의 사촌이다.

로베르는 성명에서 "아내와 저는 우리 아들이자 POLG 재단 창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프레데릭의 사망을 무거운 마음으로 전한다"고 썼다.
POLG는 신체 세포의 에너지를 빼앗아 점진적으로 뇌, 신경, 간, 장, 근육, 눈 등 여러 장기의 기능 장애와 기능 부전을 일으키는 유전적 미토콘드리아 질환이다.
아직까지 이 질병에 대한 치료법이나 완치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에 따르면 프레데릭은 14살에 POLG 진단을 받았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질환을 앓았지만, 증상이 매우 광범위하고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 질환인 탓에 증상이 뚜렷해진 이후 뒤늦게 진단받았다.
로베르는 POLG에 대해 "완전히 재충전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고갈되어 결국 전력을 잃는 결함이 있는 배터리를 갖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프레데릭과 같은 3억 명의 사람들이 있으며, 의사조차도 알아차리기 어려워 질병이 이미 진행된 이후 매우 늦은 시기에야 발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레데릭은 이 끔찍한 질병으로 자신을 정의하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희귀 질병에 대한 인식을 퍼뜨리는 데 헌신했다"고 전했다.
또 아들이 가까운 친구에게 "이 질병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어서 기쁘다.
이 질병으로 죽을지라도, 부모님이 나를 구할 시간이 없더라도, 다른 아이들은 구할 수 있을 거라는 걸 안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로베르는 먼저 떠나보낸 아들에 대해 "프레데릭은 나의 슈퍼히어로"였다고 애도하며 "POLG 재단은 프레데릭과 우리 가족이 겪었던 것과 같은 고통을 겪는 다른 환자들의 질병과 상태를 완화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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