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당국이 반(反)이스라엘 시위 주동자로 지목된 팔레스타인 출신 컬럼비아대 대학원생 마무드 칼릴을 구금했다고 미국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은 칼릴이 거주하는 캠퍼스 인근의 숙소에서 그를 체포했다고 그의 변호인인 에이미 그리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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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마무드 칼릴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그리어가 칼릴은 영주권 소지자라고 하자 해당 직원은 그의 영주권도 취소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ICE 직원들은 임신 8개월째인 칼릴의 아내에게 칼릴이 어떤 범죄 혐의를 받는지조차 밝히지 않았다고 그리어는 전했다.
칼릴은 뉴저지주 엘리자베스에 위치한 이민자 수용시설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어는 AP에 “우리는 그가 왜 구금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체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스라엘 시위에 참여한 외국인 유학생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실천한 첫 사례다.
칼릴은 지난해 봄 컬럼비아대 내에 세워진 천막농성장 철거를 놓고 대학 당국 관계자들과 협상하는 역할을 맡았다.
컬럼비아대는 칼릴을 포함한 수십명의 학생들이 친팔레스타인 활동을 해왔다며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일 컬럼비아대가 교내 반(反)유대주의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4억 달러(약 58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취소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법 시위를 허용하는 학교, 대학에 대해 모든 연방 지원이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칼릴은 지난주 AP 인터뷰에서 “저에겐 13개 혐의가 제기됐는데 대부분이 제가 작성하지 않은 SNS 게시물과 관련된 것”이라며 “(컬럼비아대 당국이) 학생들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지 의회와 우파 정치인들에게 뭔가 하고 있다고 보여주려 할 뿐”이라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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