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던 억만장자 5명의 재산이 그 뒤로 약 2090억달러(약 305조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 덕을 볼 것으로 기대감이 높았으나 연방 정부 대량 해고와 관세 충격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한 영향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5명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이후 총 2090억달러의 재산을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되고 올해 1월20일 취임하기 전까지 S&P500 지수는 여러 차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업에 큰 도움이 됐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기업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며 돈뭉치를 싸 들고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을 찾았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이득을 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머스크 CEO다.
테슬라 주가는 선거 후 몇 주간 약 98%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LVMH 주가는 취임식 전주 동안 약 7% 오르며 아르노 회장의 재산이 120억달러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이었던 저커버그 CEO의 메타 주가는 임기가 시작되기 전 9% 올랐고, 취임 후 첫 4주 동안 20%가 추가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의 기대가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연방정부 공무원 대량 해고와 관세 우려로 인해 S&P500 지수는 6.4% 하락했다.
이날은 약 2.7% 하락 마감했다.
이들이 이끄는 5개 기업의 시장 가치는 취임식 전 마지막 거래일인 1월17일 이후 1조3900억달러(약 2027조원) 감소했다.
가장 많이 타격을 받은 사람은 머스크 CEO다.
취임식 이후 1480억달러가 줄었다.
작년 12월17일 그의 순자산은 4860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미국 대선 이후 테슬라 주가가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이익분을 모두 반납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테슬라 매장이나 차량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에서도 머스크 CEO의 극우 정당 지지에 반감이 확산하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2위는 베이조스 창업자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그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했지만, 이번에는 대선 때부터 부쩍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WP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지지 선언을 막고, 친트럼프 보도 지침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식사하기도 하고,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러나 1월17일 이후 아마존 주가는 14% 하락했고 베이조스 창업자의 재산은 290억달러가 감소했다.
브린 창업자의 재산은 220억달러 감소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는 지난달 초 7% 이상 하락했다.
저커버그 창업자의 재산은 50억달러 줄었다.
메타 주가는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까지 19% 올랐으나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 아르노 회장의 재산도 50억달러 감소했다.
LVMH 주가는 미 대선 이후 1월 말까지 20% 이상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들은 유럽 명품에 대한 10~20% 관세 부과가 매출을 하락시킬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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