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른바 '정치인'으로 변모하며 그가 이른바 '테슬라 리스크'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작 본업을 너무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연합뉴스는 11일 머스크를 향한 반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테슬라 주가는 10일(현지시각)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15.43% 낮은 주당 222.1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효과로 상승했던 시가총액도 모두 증발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모두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정치에 깊숙이 개입해 나타난 초유의 현상이다.
테슬라는 7주 연속 하락하며 2020년 나스닥 상장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보인다.
테슬라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최측근인 만큼 각종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난해 12월 17일 479.86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고점 대비 53.7%가량 하락한 상태다.
시가총액은 8000억달러가 증발하면서 7168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테슬라는 한때 시가총액 8위까지 진입했다 현재는 11위까지 후퇴한 상황이다.
배경으로는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경기침체 우려, 테슬라의 실적악화 등이 꼽힌다.
특히 유럽에선 1∼2월 독일 테슬라 신차등록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고, 중국에서도 상하이 테슬라 공장 출하량이 49% 감소했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각국의 극우정당을 지원하며 중도좌파 성향의 기존 정부를 흔드는 행태를 보여 '비호감도'를 높인 것이 배경 중 하나로 언급된다.
안티-머스크 시위도 온·오프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미 곳곳의 테슬라 매장 앞에선 안티-머스크 시위대가 테슬라 불매운동을 벌였다.
테슬라 차량과 충전소 등을 겨냥해 방화와 총격을 가하는 사례도 나왔다.
‘테슬라 타도(#TeslaTakedown)’이란 해시태그를 내건 온라인 시위도 있다.
미 언론들은 “머스크가 정치에 깊게 개입할수록 그의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가 국을 비롯한 거의 전 세계 국가에서 일시적으로 접속이 안 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머스크는 이를 외부의 사이버공격 탓으로 돌리면서 공격의 진원지가 우크라이나로 파악됐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밖에 지난 6일에는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8차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섰다가 또다시 폭발, 공중분해 되는 악재가 있었다.
한편, 테슬라 주가가 폭락한 날도 그는 뉴욕증시 마감 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의 활동을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여러 개 공유했다.
머스크는 이날 폭스비즈니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DOGE 수장 외 다른 일은 포기하고 있다.
다른 사업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빙긋 웃었다.
이어 “정말 그렇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 관련 일에 집중하는 사이 본업인 사업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지만, 그는 ‘1년 더 DOGE 일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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