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시작해 나흘째 확산 중인 산불이 안동을 지나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과 영양, 영덕까지 확산했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교도소 등이 초비상사태에 처했고, 소방 당국은 경북 의성군 산불 대응을 3단계로 상향했다.

25일 산림 당국은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과 경북 영양군 석보면, 경북 영덕군 지품면에 불씨가 비화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발화 시각은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 오후 6시20분께, 영양 석보 오후 5시40분께, 영덕 지품 오후 6시40분께로 확인됐다.
청송을 태우던 거센 불길은 강풍에 영양 석보면과 영덕 지품면까지 확산했다.
영양군은 오후 6시47분께 석보면 주민에게 영양읍 군민회관으로 대피하라고 대피 명령을 발령했다.
영덕군은 오후 7시9분께 재난안전문자로 '지방도 911호선, 지품면 황장리∼석보면 화매리 구간 교통통제 중'이라며 '통행금지하여 달라'고 알렸다.
산불 영향으로 상수도 시설이 손상돼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단수가 됐다.
안동과 경주를 오가던 열차도 운행이 중단됐다.
이날 소방 당국은 소방 비상 대응 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1·2·3단계 중 3단계는 전국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소방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것으로, 대형 재난 피해가 예상될 때 발령된다.

국가유산청도 이날 오후 5시30분께 전국의 국가 유산 재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경보 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으로 구분되는데, 심각 단계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산불로 인해 안동에 있는 만휴정, 용담사, 묵계서원 등이 소실 위기에 처했다.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이 산불에 위협받고 있다.
의성군 단촌면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는 완전히 소실됐다.
교정 당국은 경북북부교도소에 수감된 2600여명의 수용자를 이감하기로 결정했다.
안동 풍산읍 안동교도소 수용자 800여명에 대한 이감도 검토 중이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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