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시아 제재 해제’ 가능성엔 거리 둬
유럽연합(EU)이 미국 중재로 이루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부분 휴전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대러시아 제재 해제’ 가능성에는 거리를 뒀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니타 히퍼 EU 외교안보담당 수석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부당한 침략이 끝나고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서 조건 없이 철수하는 것이 대러시아 제재를 개정·해제하는 주요 전제 조건”이라며 당장은 러시아의 제재 해제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부분 휴전 합의는 환영한다면서도 “러시아는 불법적이며 정당한 이유 없는 침략 전쟁을 끝내려는 진정한 정치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는 말이 아닌 그들의 행동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이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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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건물 앞 국기 게양대에 걸린 EU 깃발들. 로이터연합뉴스 |
러시아는 농식품과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 해제를 부분 휴전 이행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고 미국은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가 요구하는 제재 상당수가 EU 조치와 관련이 있는데, EU가 제재 해제에 거부 입장을 밝힌 것이다.
EU는 지난해 7월부터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여러 곡물, 농식품에 일명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는 직접적 제재는 아니지만 사실상 수입 금지를 목표로 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올해 1월에는 징벌적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나머지 농식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벨라루스산 비료 관세를 최고 10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가 논의 중이다.
이와 별개로 은행 결제를 포함한 여러 부문에 걸쳐 16차례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채택해 시행 중이다.
현재 17차 제재안도 논의하고 있다.
기존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기 위해선 27개국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며 아직은 회원국 대부분이 제재 해제에 강력히 반대하는 분위기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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