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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는 줄고 월세는 폭등… 집 없는 서울 청년들, 더 벼랑 끝에 몰렸다

매매는 ‘반등’했지만… 아파트 아닌 다세대였다

연합뉴스

보증금 수억을 감당할 수도, 매달 치솟는 월세를 버틸 수도 없는 서울의 청년 세입자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2024년 한 해, 서울 연립·다세대 시장에서 전세 거래는 뚝 끊겼고, 월세 거래는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전세의 월세화'가 현실이 되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부담은 한층 더 가팔라졌다.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은 27일 발표한 연간 보고서에서 2024년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및 임대차 시장의 주요 흐름을 이같이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한 결과다.

먼저 매매 시장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해 서울의 연립·다세대 매매 거래량은 총 2만6214건으로, 전년보다 20.6% 증가했다.
거래금액도 9조4711억 원으로 22.8% 늘며 3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저가 매물 중심의 '틈새 수요'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광진구는 거래량이 53.7%, 거래금액이 68.4%나 급증하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서초구(45.6%), 중랑구(45.2%), 서대문구(41.7%)도 거래가 크게 늘었다.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뜻의 ‘거래회전율’ 역시 광진구가 3.50%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런 거래 반등은 실수요자보다는 여전히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파트가 아닌 연립·다세대 중심의 반등이라는 점에서, ‘실거주자들의 내 집 마련’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임대차 시장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지난해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 거래는 6만2657건으로 전년보다 12.4% 급감한 반면, 월세 거래는 7만4658건으로 12.4% 증가했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54.4%에 달했다.
이제 서울의 다세대 주택 시장은 ‘월세가 기본’이 된 셈이다.

눈에 띄는 건 전세와 월세의 중간 형태인 ‘준전세’의 급증이다.
전세처럼 보증금은 크지만, 월세도 일정 수준 있는 방식인데, 지난해 2만8309건이 거래되며 45.2%나 증가했다.
이는 세입자들이 전세보다는 부담을 나눌 수 있는 방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월세 유형 중 순수월세(보증금이 거의 없는 구조)는 여전히 적지만, 거래량은 8.0% 늘었다.
반면 준월세는 2.6% 감소하며 다소 주춤했다.

부동산플래닛 측은 “전세사기 위험, 보증금 반환 불안, 초기 자금 부담 등이 겹치며 월세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치구별로도 월세 확산은 뚜렷했다.
성동구를 제외한 서울 24개 자치구에서 월세 거래량이 늘었다.
가장 많은 월세 거래가 이뤄진 지역은 송파구로 1만1142건, 강서구는 전년보다 무려 35.3%나 늘며 월세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관악구(29.0%), 양천구(25.7%), 도봉구(20.6%) 등도 급증세를 보였다.

반면 전세는 대부분 지역에서 뚝 끊겼다.
25개 구 중 전세 거래가 증가한 곳은 성북구(0.8%) 단 한 곳뿐. 도봉구(-24.7%), 동대문구(-23.5%), 은평구(-20.7%) 등은 20% 넘게 급감했다.
전세를 구하기도, 버티기도 어려워진 현실이 서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전세가율은 65.4%였다.
강서구는 무려 74.3%, 영등포구는 73.7%, 송파구는 73.0%로 나타났다.
아파트보다 전세가 저렴할 거라는 인식이 무색해지는 수치다.

전월세전환율(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은 평균 5.6%로, 월세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노원구는 6.5%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반대로 광진·서초·강동구는 5.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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