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구조단체 위액트가 경북 영덕에서 산불 피해견에게 배급할 사료를 도난당했다.
28일 위액트에 따르면 이 단체 활동가와 봉사자들은 27일 밤 산불 피해견을 위한 사료 2t을 영덕군민운동장 한쪽에 쌓아뒀다.
그런데 이들이 다음날인 28일 오전에 나와 확인한 결과, 쌓아둔 사료가 한 포도 남김없이 모두 사라졌다.
이들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28일 오전 6시쯤 청년 대여섯명이 사료를 다 실어 간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위액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8일 오후 5시까지 사료를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으면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영덕에서는 지난 25일과 26일 산불 확산으로 주민이 긴급하게 대피하면서 주인 없이 홀로 남은 개가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는 "사료를 모아놓고 이를 거점으로 수색을 진행하고 있는데 수색을 다녀온 사이 사료가 남김없이 사라져 봉사자와 활동가들이 난감한 상황"이라며 "사료가 필요한 군민에게 나누고자 했던 것 역시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에 구비해 놓은 사료가 소량 남아있어 마을 개들을 위한 밥, 물 급여는 가능하지만 금방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료를 기다렸을 영덕 군민들께 죄송하단 말씀 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위액트는 27일 밤 영덕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SNS를 통해 알렸다.
이 단체는 "운전을 하지 못하거나 이동이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구호물자로 전달된 달걀, 라면을 자신의 반려동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며 "영덕군에 거주하는 반려 가족들 중 사료가 필요한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 저녁 9시 이후로 영덕군민운동장으로 오면 된다"고 했다.
대량의 사료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인류애가 사라지려 한다.
사람이냐", "제자리에 갖다 놓아라", "천벌 받는다.
그렇게 살지 마라", "이 힘든 시기에 도움은 못줄 망정 사료를 훔쳐 가다니 욕도 아깝다", "과거 재해 때도 도둑질하거나 사기 치는 인간들이 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절도범 검거 및 처벌을 요구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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