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제약 해소하기엔 역부족
국내 최장기 지연사업 ‘오명’
약 40㎞의 송전선로를 준공하는 데 꼬박 21년이 걸렸다.
공사 진척이 1년에 2㎞도 채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한 충남 천안·아산 산업단지에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5.8㎞는 끝내 주민 설득에 실패해 송전선로를 땅속에 묻었다.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만 2조원으로 추산된다.
대표적인 님비(NIMBY·‘우리 집 뒤뜰은 안 된다’는 뜻으로 지역 이기주의를 말함) 사례로 꼽힌 북당진∼신탕정 345㎸ 송전선로 준공식이 2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서해대교 인근 해상철탑에서 열렸다.
당초 목표한 2012년 6월보다 준공 시기가 12년이나 지연됐다.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지연과 주민 민원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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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1.3GW를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산업단지 등에 공급한다.
이 선로 완공으로도 발전제약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송전선로는 2003년 사업에 착수해 지난해 11월22일부터 운전을 개시했다.
사업 착수부터 총 사업 기간은 21년 소요돼 ‘국내 최장기 지연사업’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처음에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수만V 수준의 고압이다.
이 전기가 변전소, 변압기 등 여러 전력설비를 거치며 일상에서 쓰는 220V 전압으로 전달된다.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는 충남 발전소 전기를 345㎸ 고압으로 보내는 중간 역할을 한다.
그동안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이를 보낼 송전선로가 없다 보니 발전소는 억지로 발전량을 줄이며 시설을 놀려야 했다.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로 운용하는 1.3GW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 발전제약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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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된 송전선로. 충남도 제공 |
정부는 연간 약 3500억원씩 발생했던 한전의 LNG 전력 추가구입비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발전제약이 모두 해소된 건 아니다.
당진화력발전소에도 최대 약 2GW 발전제약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가 규모는 크지만, 발전제약이 완전히 해소되려면 송전선로가 몇 개 더 건설돼야 한다”며 “해당 지역에 건설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 민원으로 입지 선정만 78개월 지연됐고, 당진시의 인허가 지연으로 다시 72개월이 늦어졌다.
당진시는 2014년 한국전력이 신청한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반려하며 산업부에 전기사업용 전기설비 공사계획 인가를 획득하고, 건축허가 전 주민과 협의할 것 등을 요구했다.
2015년에도 모든 구간 지중화를 요구하며 재차 반려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국회 통과로 앞으로 이런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관계자는 “특별법 적용 기준은 총리실 소속 국가기간 전력망확충위원회가 별도로 규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당진·천안=김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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