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수용소서 타자수로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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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체호 검찰은 살인방조·미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름가르트 푸르히너가 지난 1월 9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푸르히너는 1943년 6월부터 1945년 4월까지 단치히(현재 폴란드 그단스크) 인근의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파울 베르너 호페 사령관의 비서 겸 타자수로 일했다.
독일 검찰은 그가 나치의 조직적 집단학살을 도왔다고 보고 1만505건의 살인방조와 5건의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슈투트호프 수용소에는 1939∼1945년 28개국 출신 11만명이 수감됐고 이 가운데 6만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푸르히너는 2022년 12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연방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법원은 그가 살인용 독가스 주문과 수감자 이송 등 수용소 업무와 관련한 대부분 문건을 관리했고 사무실에서 화장시설 굴뚝도 보여 나치가 학살을 저지르는 사실을 몰랐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독일 검찰은 2016년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들을 상대로 푸르히너의 학살 가담 정황을 수사한 뒤 2021년 기소했다.
푸르히너는 첫 재판 당일 양로원을 나와 도주해 세계 최고령 도주자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푸르히너는 1심 최후진술에서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죄송하다.
당시 슈투트호프에 있었던 걸 후회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라며 사죄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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