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미·중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중국인 비하 발언을 해 뭇매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는 8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자 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중국과 관련해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는 미국의 전방위적 상호관세를 포함한 경제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한걸음 뒤로 물러나 객관적으로 경제 세계화가 미국에 무엇을 가져다줬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으로 두 가지 원칙에 기반한다.
막대한 채무를 지는 것과 미국을 위해 다른 나라가 만든 물건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 '촌놈들(peasants)'에게 돈을 빌려 물건을 산다.
그리고 그 물건은 중국 촌놈들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사용한 'peasants'라는 단어는 시골 소작농과 농노 등을 낮춰 부르던 말에서 유래했으며, '촌놈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언론과의 공식 석상에서 중국인을 겨냥해 비하성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미국 매체 버즈피드는 지난 6일 '시장 혼란 속 미국 관리들의 중국 관련 발언에 현지 누리꾼들 경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인용해 밴스 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버즈피드는 "밴스 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정책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중국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며 "밴스 부통령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미국인을 전 세계적으로 창피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부통령을 좋아하지만, 굳이 '촌놈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했나", "이런 발언은 불필요하게 도발적이고 공격적이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를 두고 중국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밴스의) 발언은 심지어 미국 언론과 네티즌조차 충격에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뤼샹 연구원은 매체에 "현재 미국이 중국에 접근하는 목적은 다양한 구실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밴스의 발언은 미국 경제가 어려운 것의 본질적인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 부통령이 이처럼 무지하고 무례한 말을 한 것을 들으니 의아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대응해 9일(현지시간)부터 도합 104%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중국에 이른바 '10% + 10%'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9일부터 34%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중국이 이에 상응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위협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미국이 대(對)중국 50% 관세 추가 인상을 위협한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만약 격상한 관세 조치를 이행하면 중국은 단호히 반격 조처를 해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