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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기 도는 헌재 인근…"일상 회복" 기대 물씬

"탄핵심판 선고 전까지는 위험할까 봐 걱정됐는데, 이제는 안심하고 올 수 있게 됐어요"

8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등산복 차림으로 북악산에 가는 시민들부터 한복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일상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거리 곳곳에는 벚꽃과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고, 이곳을 찾은 이들은 일행들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상점을 찾기도 했다.


안국역 일대 시민들의 이동은 전처럼 자유로워졌다.
헌재 방향의 길목에는 경찰이 있었지만, 시민들의 이동을 제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길목마다 배치됐던 경찰과 경찰버스 역시 대부분 빠지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박모씨(62)는 "계동길 쪽은 탄핵 선고 전만 해도 경찰버스가 쭉 깔려 있어서 쉽게 다닐 수 없었는데 주말부터 불편이 사라졌다"며 "분위기도 좀 밝아진 것 같고, 집회 소음도 없으니 이전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6시를 기해 경계강화를 해제했다.
그동안 유지해왔던 비상근무 체제가 끝난 것이다.
경찰은 지난 4일 오전 12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에 맞춰 전국에 내렸던 갑호비상을 당일 오후 6시 해제한 뒤 서울 지역에 을호비상을 적용했다.
지난 5일 오후 6기 40분부터는 을호비상도 해재됐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헌재 주변과 안국역 일대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카메라로 거리를 촬영하던 김현주씨(60)는 "탄핵 선고도 나왔고, 날도 좋아져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됐다"며 "아직 국민들의 마음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겠지만, 앞으로는 안정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국역 2번 출구 앞에서 만난 이시현씨(29)도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앞으로 편하게 와도 좋을 것 같다"며 "경찰버스와 폴리스라인이 여전히 남아있어서 불안하기도 하지만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밝은 표정으로 거리를 다니고 있었다.
러시아에서 온 스테이시씨(24)는 "뉴스를 통해 이곳에서 큰 집회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고, 와보니 경찰도 있어 걱정도 했다"면서도 "이제는 유명 카페도 가보고 옷 구경도 해보면서 평화로운 분위기에 마음 놓고 관광하고 있다"고 했다.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만난 대만 관광객 니나씨(28)도 "지난주만 해도 택시를 타면 집회 때문에 먼 곳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했는데 이제는 걱정 없다"고 했다.

헌재 인근 자영업자들도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헌재 앞에서 계란빵, 핫도그 등 간식을 파는 고송희씨(57)는 "이제는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는데, 봄철 성수기도 맞고 정치 상황도 조금 나아져서 매출도 오를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공예박물관 쪽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원래대로면 이달부터 관광객이 쏟아질 때"라며 "벚꽃도 피고 날도 좋아졌고 안 좋은 상황도 끝났으니 이제는 장사도 잘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상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당분간 헌법재판소 인근 통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아직 위해요소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헌재에서도 아직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헌재 보호와 주변 상인 영업, 시민 통행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재동초 앞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일하는 박찬협씨(72)는 "여전히 경찰이 거리를 지키고 차량 이동도 일정 부분 막혀 있다"며 "성균관대나 종로 쪽으로 가는 마을버스도 다 돌아가는 상황이라 주민 불편이 남아 있다"고 했다.
헌재 맞은편 골목에서 양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28)도 "그동안 문을 닫는 날도 많았고, 예약이 취소되는 경우도 많아서 탄핵 선고만을 기다렸는데, 언제쯤 경찰버스가 치워질지 알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이은서 수습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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