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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X 갈무리. |
9일 15시반 기준 4304건 넘는 후기가 달린 가운데, 개인의 정치적 견해 표명이 도를 넘는 공격으로 이어진 이번 사건은 표현의 자유와 영업 방해 사이의 경계를 묻는 씁쓸한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최근 해당 치킨집 업주가 배달 앱 리뷰란에 윤 대통령의 탄핵 또는 파면을 염원하는 듯한 짧은 축하 메시지를 남긴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해당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업주의 정치적 성향에 반발하며 해당 치킨집 리뷰란에 몰려들어 악의적인 댓글과 함께 최저점의 별점을 남기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사이, 해당 치킨집의 평점은 극과 극을 오가는 평가로 뒤덮였다.
과거 긍정적인 후기들은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정신 나간 사장”, “음식 맛도 엉망일 듯”, “불매운동” 등 혐오성 댓글과 함께 1점짜리 별점이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별점 테러'에 업주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매출 감소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주는 “개인의 생각을 잠시 표현한 것인데, 이렇게까지 마녀사냥을 당할 줄은 몰랐다”며 “밤잠도 제대로 못 자고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업주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측은 “개인의 정치적 신념은 존중받아야 하며, 이를 이유로 사업장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단순히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조직적인 별점 테러를 가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의 건강한 비판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사업과 연관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며, 소비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업주의 행동이 자영업자로서의 신중함을 잃은 처사”라며 낮은 별점 부여와 불매 운동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그로 인한 책임, 그리고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악의적인 별점 테러와 허위 리뷰로부터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해당 치킨집 업주는 별다른 법적 대응 없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무분별한 비난과 공격이 개인의 삶과 사업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향후 온라인 플랫폼의 자정 노력과 성숙한 시민 의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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