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증가 추세…유전·환경요인 모두 영향
떨림·경직 전 잠꼬대·변비·우울증상 선행되기도
60대 김모씨는 평소 TV를 보거나 누워 있을 때 한쪽 발을 무의식적으로 떨곤 했다.
단순한 습관이라 여겼지만, 수년 뒤부터는 손 떨림까지 나타나 옷의 단추를 채우거나 식재료 손질에 시간이 더 걸리기 시작했다.
잠결에 팔을 휘두르고 발을 걷어차는 행동도 잦아져 병원을 찾은 김씨는 결국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단순한 습관이라 여겼지만, 수년 뒤부터는 손 떨림까지 나타나 옷의 단추를 채우거나 식재료 손질에 시간이 더 걸리기 시작했다.
잠결에 팔을 휘두르고 발을 걷어차는 행동도 잦아져 병원을 찾은 김씨는 결국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 |
파킨슨병은 뇌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돼 운동 조절에 문제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파킨슨병은 뇌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돼 운동 조절에 문제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병으로,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약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는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앞두고 파킨슨병의 의심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23년 12만5526명으로 2016년 9만6764명보다 30% 증가했다.
10년 전보다 약 1.5배 늘었다는 빅데이터도 있다.
파킨슨병은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1~2%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과 발병률이 증가한다.
85세 이상에서는 유병률이 3%까지 올라간다.
![]() |
파킨슨병은 나이가 들면서 도파민 분비가 줄어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졌으나, 유전적인 원인으로 도파민 분비가 덜 되는 경우는 연령과 관계없이 발병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그러나 최근에는 50대 이하 중년뿐 아니라 20~30대에서도 종종 발견되면서 세계적으로도 파킨슨병 유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미국과 네덜란드에서는 세계 파킨슨병 환자 수가 2015년 600만명에서 2040년 2배 급증한 1200만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도파민 분비가 줄어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졌으나, 유전적인 원인으로 도파민 분비가 덜 되는 경우는 연령과 관계없이 발병하기도 한다.
유달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감소로 인해 운동 장애가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유전·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행동 느려짐(서동), 떨림, 뻣뻣함(경직), 중심잡기 어려움(자세불안정), 보행 장애 등이다.
다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심한 잠꼬대, 변비, 우울증 등 비운동 증상이 선행될 수 있다.
유 교수는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과 발생 시기, 진행 양상은 다르지만, 주로 가만히 있을 때 한쪽이 다른 쪽보다 먼저 또는 심하게 손발이 떨리거나 몸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는 특징을 보인다”며 “대부분 여러 증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증상이 불편하지 않더라도 전문 의료진의 진찰을 통해 진단 및 치료 선택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
도파민과 세로토닌 호르몬 경로. 게티이미지뱅크 |
파킨슨병은 대부분 증상으로 진단을 내리게 되므로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신경학적 검사와 CT, MRI, PET-CT 같은 영상 검사, 약물에 대한 반응 평가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통상적으로 증상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때 시작한다.
치료 약물로는 체내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는 전구물질(레보도파) 혹은 도파민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하는 효현제, 도파민 분해 억제제, 도파민 분비 촉진제 등이 사용된다.
만약 약물 치료로 더는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몸을 꼬거나 움직이는 이상운동증이 생기면 뇌에 전기 전극을 삽입해 전류로 자극하는 뇌심부 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운동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약물 치료만큼이나 중요하다.
하루 30분 정도, 숨이 약간 찰 정도의 강도로 매일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 후 산책을 생활화하거나 수시로 맨손 체조를 해 근력을 강화하고 관절을 이완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 교수는 “파킨슨병 치료법에는 약물, 운동, 수술적 치료가 있으나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는 없다”며 “운동을 통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약물, 수술적 치료를 통해 불편한 정도를 완화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 파킨슨병 예방 및 치료 돕는 체조
√머리 위로 팔 모아 펴기: 두 팔을 몸통과 직각이 되도록 앞으로 나란히 뻗은 상태에서 5초간 유지하고 팔을 위로 쭉 뻗으면서 5초간 유지 후 천천히 원위치로 내린다.
√누워서 무릎 당기기: 누운 자세에서 두 다리를 곧게 편 후 한 쪽 다리 무릎을 가슴 쪽으로 서서히 굽혔다 편다.
반대 쪽 다리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발꿈치 들기: 바르게 선 자세에서 두 손으로 의자 등받이를 잡고 발꿈치를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머리 위로 팔 모아 펴기: 두 팔을 몸통과 직각이 되도록 앞으로 나란히 뻗은 상태에서 5초간 유지하고 팔을 위로 쭉 뻗으면서 5초간 유지 후 천천히 원위치로 내린다.
√누워서 무릎 당기기: 누운 자세에서 두 다리를 곧게 편 후 한 쪽 다리 무릎을 가슴 쪽으로 서서히 굽혔다 편다.
반대 쪽 다리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발꿈치 들기: 바르게 선 자세에서 두 손으로 의자 등받이를 잡고 발꿈치를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