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사업 실패가 살해 동기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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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처자식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50대 남성 A씨가 16일 호송차량을 타고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용인=뉴시스 |
16일 경인 용인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50대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사업을 하던 중 계약자들로부터 ‘사기 분양’으로 고소당했으며, 이로 인해 엄청난 빚을 지고 민사 소송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고 진술했다.
이어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광주광역시에서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분양 사업을 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합원들은 A씨가 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서 가계약 또는 계약금으로 1000만∼3000만원을 받았고, 환불 요청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인은 수십명에 이른다.
광주동부경찰서도 A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입건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찰은 진술만으로는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판단할 수 없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A씨는 지난 14일 용인구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각각 10대, 20대인 두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광주로 달아나 자살을 시도했으나 전날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A씨는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됐다.
A씨는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각자의 방 침대 위에서 가지런히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선 떠먹는 요구르트 빈 병이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피해자 사인에 대해 “전형적인 목 졸림사로 보인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국과수는 정밀 부검을 통해 보다 정확한 사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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