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야구 언제까지 하나요.”
프로야구 KT는 올 시즌 가장 늦게 정규시즌을 마쳤다.
우천순연 경기가 다시 한 번 밀리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마침 키움과 3위 싸움도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펼치느라 체력 소모는 더했다.
3위를 확정하면 플레이오프 직행, 체력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KT는 144번째 경기까지 온힘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KT는 4위로 정규시즌을 마쳤고, 피로를 오롯이 누적한 채 KIA와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와일드카드전에 나설 때부터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은 너도나도 “힘들긴 하다”고 했다.
최종전을 마친 뒤 하루 휴식하고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치렀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후에도 이틀 휴식 후 곧장 키움과 만났다.
자체적으로 훈련 일정을 줄이는 등 체력 세이브에 공을 들였으나 심신에 쌓인 피로를 해소하기에는 무리였다.
경기에 뛰지 않아도 더그아웃과 훈련, 라커룸에서 소모하는 에너지는 평소의 곱절이었다.
이 감독은 “힘이 부치는 선수가 조금씩 보인다”고 했다.
17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는 결국 탈이 났다.
앞서 훈련 중 허리 통증으로 리드오프 조용호가 이탈했다.
이 감독은 “시리즈 후반에 가면 대타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엔트리에 넣었다”고 했다.
그러나 회복세가 빠르지 않아 조용호는 2차전 출전 명단서 제외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전 유격수 심우준까지 빠졌다.
타격 훈련 도중 오른쪽 어깨에 담 증세를 느꼈다.
이 감독은 “경기 후반 대타도 지금으로선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당장 훈련 중 벌어진 일이지만 결국 피로누적의 결과다.
조용호는 올해 131경기에 나섰다.
타석에 선 일도 531회로 개인 통산 최다였다.
글러브를 끼고 외야 수비에 나선 675⅓이닝 역시 마찬가지다.
심우준 역시 131경기에 나섰고 1048⅓이닝을 유격수로 출전했다.
심우준의 수비 소화 이닝은 중견수 배정대(1195⅔이닝), 3루수 황재균(1154⅔이닝)에 이어 팀 내 세 번째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마땅한 대체자가 없었고, 이 감독이 어떻게든 체력을 안배하려던 카드기이고 하다.
일단 조용호와 심우준의 공백은 당장 KT에서 대체하기 어렵다.
둘이 돌아올 때까지 마운드와 타선이 버티는 수밖에 없다.
1패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한 KT는 지금 버텨야 산다.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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