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키움 이정후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 3차전 경기 8회초 1사 후 안타로 출루하고 있다.
수원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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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장강훈기자] 키움 이정후(24)가 고개를 흔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현. ‘타격 5관왕’에 빛나는 이정후가 경기 중 타석에서 고개를 흔드는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이정후는 20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을 앞두고 “타이밍이 안맞아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KT 배터리가 정규시즌과 다른 볼 배합을 한다.
준비를 잘한 느낌”이라며 “긴장하거나 부담되는 건 없는데 타이밍이 안맞아서 걱정”이라고 밝혔다.
타율을 찾아봤다.
이날 경기 전까지 준PO 세 경기에서 12타수 5안타 타율 0.417다.
타점과 득점은 한 개씩 기록했고 볼넷 두 개를 얻어냈다.
삼진은 없다.
타이밍이 안맞아서 걱정이라는 타자가 4할대 타율을 기록중이라는 뜻이다.
국내 최고 타자라는 찬사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욕심이 과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래야 이정후다.
 | 키움 이정후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 3차전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나고 있다.
수원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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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을 유심히 살펴봤다.
그의 말대로 공과 배트가 부딪치는 빈도가 높았다.
타격 준비자세에서 스탠스를 좁혔다가 투구를 시작하면 스트라이드하는데, 이 타이밍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오른발을 내딛고 중심이동을 시작하는 타이밍이 살짝 늦으니, 공을 불러들이는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스윙 한 번에 인플레이 타구 하나를 목표로 삼는다”는 그의 타격 지론과 달리 파울이 많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정후도 “타이밍이 조금씩 늦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정후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KT 투수진이 지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키움 야시엘 푸이그가 스윙폭을 좁히고, 반박자 늦게 스윙을 시작해 KBO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전광판에 찍히는 구속은 똑같이 시속 150㎞여도, 체력이 떨어지면 종속이 떨어질 수 있다.
몸에 밴 습관대로 스윙하는데, 생각보다 공이 날아들지 않으면 타이밍이 안맞을 수 있다.
 | 키움 3번타자 이정후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 3차전 경기 1회초 2사후 안타로 출루하고 있다.
이정후는 포스트시즌 16경기 연속안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수원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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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에서 만난 KT 투수들 중 웨스 벤자민을 제외하고는 선발 투수들의 구위가 정규시즌 때만 못했다.
키움은 정규시즌 후 일주일 가량 휴식했고, KT 투수들의 구위가 떨어졌으니 몸의 반응에 차이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주 미세한 차이인데다, 배트 컨트롤이 워낙 좋아 안타를 뽑아내는데에는 문제가 없다.
‘타이밍이 늦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뿐더러 응용 능력이 발군이어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스스로 만족할 만한 스윙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준PO 3차전 8회초 배제성에게서 뽑아낸 우전안타는 공을 충분히 불러들인 뒤 타격했다.
타이밍이 괜찮았다는 의미다.
이날 네 번의 인플레이 타구 중 세 번이나 오른쪽으로 향했다.
타이밍이 늦어서는 나올 수 없는 방향이다.
이정후는 “변화구에도 늦더라”며 혀를 내밀었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표정이었다.
세상 쓸데없는 걱정이 ‘이정후 타격 걱정’이라는 말은 KBO리그 격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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