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호주오픈 女 단식 트로피
경기 초반 리바키나에 밀렸지만
고질적 멘탈문제 딛고 2-1 승리
벨라루스 女선수론 10년 만에 정상
“마침내 호랑이를 길들이는 데 성공했다.
”
테니스 코트 위의 ‘호랑이’로 불리는 아리나 사발렌카(5위·벨라루스)는 장단점이 극명한 선수다.
“호랑이 해에 태어나 호랑이 같은 기세로 끝까지 싸우겠다”며 18살 때 왼쪽 팔에 호랑이 문신을 새긴 사발렌카는 그 별명처럼 거칠게 상대를 몰아친다.
182㎝라는 큰 키와 넓은 어깨를 이용해 내리꽂는 서브와 강력한 포핸드가 일품이다.
하지만 그 호랑이 같은 기세를 잘 다스리지 못하는 정신력이 큰 단점으로 평가받았다.
2015년 프로에 입문한 사발렌카는 2018년부터는 세계랭킹 10위권에 들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단식에선 11번이나 우승한 그는 메이저대회에서는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실수를 저지른 뒤 평정심을 잃고 흥분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메이저대회 준결승에 수차례 진출했지만 결승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2021년 윔블던·US오픈, 지난해 US오픈에서 세 차례나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 아리나 사발렌카가 28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멜버른=신화연합뉴스 |
중요한 순간마다 흔들린 사발렌카는 멘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상담도 마다하지 않았고 결국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라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사발렌카는 지난 28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엘레나 리바키나(25위·카자흐스탄)에게 2-1(4-6 6-3 6-4)로 승리했다.
사발렌카는 경기 초반 더블폴트를 연달아 범하는 등 흔들렸다.
결정적인 점수를 계속 내주며 1세트는 리바키나가 가져갔다.
사발렌카의 고질적인 멘털 문제가 또다시 발목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사발렌카는 곧 평정심을 되찾았고, 2세트를 따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3세트 상대의 4번째 서브게임을 강력한 포핸드로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은 사발렌카는 리바키나의 마지막 샷이 라인을 넘어 우승이 확정되자 코트에 누워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벨라루스 선수가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에 등극한 것은 빅토리야 아자란카(24위)의 2013년 호주오픈 우승 이후 10년 만이다.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으로 297만5000달러(약 36억7000만원)를 받는다.
장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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