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샤오싱=김동영기자] “말렸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
한국 야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홍콩을 만나 승리를 따냈다.
이긴 부분은 좋은데, 짚을 부분도 확실하다.
방망이다.
이상할 정도로 답답했다.
8회 터지기는 했지만, 7회까지는 무기력 그 자체였다.
한국은 1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소프트볼 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 라운드 1차전 홍콩과 경기에서 10-0의 승리를 거뒀다.
8회 콜드승이다.
선발 원태인이 4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쐈다.
제대로 긁혔다.
불펜도 좋았다.
정우영-최지민-장현석-박영현이 올라와 1이닝 무실점씩 만들었다.
타선에서는 문보경이 선제 결승 적시타를 치며 1안타 2타점 2볼넷을 올렸고, 김혜성이 달아나는 2타점 2루타에 콜드를 만드는 적시타를 때리는 등 3안타 3타점을 만들었다.
노시환이 1안타 1타점 3볼넷을, 윤동희가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최지훈도 3안타를 일궜다.
박성한의 1안타 1타점 1볼넷 1득점, 김형준의 1안타 1볼넷 1득점도 나왔다.
장단 13안타를 때렸고, 볼넷 9개를 골랐다.
10-0이다.
KBO리그 경기였다면 ‘깔끔한 승리’라는 표현을 써도 될 법하다.
그러나 국제대회다.
게다가 상대가 홍콩이었다.
일찌감치 넉넉한 대승을 거둬야 할 대상이다.
방망이가 말을 듣지 않은 것이 뼈아프다.
전광판 구속 기준으로 시속 80㎞대 공을 던지는 투수까지 나왔다.
빠른 투수도 시속 120㎞대. 중학생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느린 공에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치고 심은 욕심은 컸고, 자연히 힘이 들어갔다.
정타가 나올 리 없다.
느린 속구에 더 느린 변화구가 오자 타이밍이 더 흐트러졌다.
5회까지 득점권에서 10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회 문보경의 적시타를 제외하면 단 하나의 적시타도 없었다.
주자를 2루 혹은 3루까지는 잘 보냈는데, 홈으로 부르는 힘이 부족했다.
6회 득점권 3타수 무안타, 7회 득점권 2타수 무안타 등 집중력 부재가 이어졌다.
현장을 찾은 중국 관중들의 “짜요” 소리도 계속 커졌다.
자칫 굴욕적인 승리가 될 뻔했다.
경기 말미 다득점에 성공하며 간격을 벌렸다.
끝내 뚫어냈다.
일단은 터졌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결과를 내기는 했어도 터진 ‘시점’은 아쉽다.
‘범타 잔치’가 벌어졌다.
2일 대만을 만난다.
역시나 금메달을 노리는 팀이다.
전력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 만약 대만전에도 이날 초중반 같은 타격이라면 정말 어려울 수 있다.
같은 시간 경기를 치른 대만은 태국을 12-1, 7회 콜드로 잡았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초반에 타자들이 좀 긴장해서 그런지, 공이 느려서 그런지 타이밍을 못 잡더라. 다행히 4회 김혜성이 혈을 뚫어줬다.
말렸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오늘도 뒤에 나온 투수들이 앞에 나온 투수보다 공이 빨랐다.
그러면서 타이밍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김혜성도 “그냥 우리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다른 것은 다 핑계다.
구속이 전부가 아니다.
상대가 타이밍을 잘 뺏은 것이다.
그래도 경기 후반 긴장이 풀리면서 타이밍이 맞았고, 결과가 나왔다”고 짚었다.
그래도 8회에만 다득점에 성공했다는 점에 방점을 필요가 있다.
일시적인 문제였다고 본다면, 단순히 ‘아리랑볼’에 말린 것이라면 오히려 큰 문제는 또 아닐 수 있다.
어차피 대만 투수의 공은 홍콩 투수의 그것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
다시 시속 150㎞짜리 공을 봐야 하고, 대응해야 한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편으로 보면, ‘하던 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팀 전체로 두 자릿수 안타를 쳤고, 사사구도 10개다.
공격력 자체가 떨어졌던 것은 아니다.
대만전에서는 ‘8회 버전’ 방망이가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5년 전처럼 조별리그에서 대만에게 패하고 험난한 금메달길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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