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대만의 승리를 한국의 이른 세리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대만 선수의 끈기의 결과라고 주장할 것.’
2일 대만 매체 ‘타이완 포커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순간 한국에 대역전극을 펼친 자국 대표팀을 치켜세우며 이렇게 적었다.
최인호(논산시청) 최광호(대구시청) 정철원(안동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롤러스케이트 남자 대표팀은 이날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마지막 순간 방심하다가 대만에 역전패했다.
한국은 4분5초702로 대만(4분5초692)과 불과 0.01초 차이로 밀리며 준우승했다.
황당하게도 ‘얼리 세리머니’가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승리를 예감하고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에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런데 바짝 추격한 황위린이 그 순간 발을 뻗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대만 대표팀 일원인 차오츠청은 ‘타이완 포커스’를 통해 “우리도 최종 결과에 확신하지 못했다.
그저 최선을 다했고 적어도 대만을 위해 메달을 따낸 것에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심이 손짓으로 ‘1’ 신호를 보낸 것을 보고 놀랐고 황위린에게 우리가 이겼다는 것을 알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황위린은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 정철원이 팔을 올리는 것을 봤다고 했다.
황위린은 “그(정철원)가 경계를 늦출 때 10여미터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아무 생각 없이 (결승선)으로 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말은 훈련 중 상상했던 게 아니었다.
우리가 수년간 훈련하고 쌓아온 것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 같았다”며 “우리 셋과 부상당한 또다른 동료 모두 10년간 국가대표팀에서 활동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타이완 포커스’에 따르면 황위린은 앞서 1000m에서 실격하며 눈물을 흘렸다.
또 차오츠청은 1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경기 직후 스스로 활약에 실망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스케이트 선수를 그만두고 대학원에서 학위를 얻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깜짝 금메달로 이들이 새로운 동기부여를 품게 하면서 새 미래를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롤러스케이트의 뼈아픈 방심이 그야말로 대만엔 환희와 희망 요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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