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샤오싱=김동영기자] 이전보다 넓고 정교하게 던졌다.
속구 위주의 투구 효과를 극대화했다.
한국 야구의 현재이자 미래 문동주(19)가 짜릿한 복수혈전에 시작점을 찍었다.
문동주는 7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베이스볼 센터에서 대만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 선발 등판했다.
총 93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0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두 번 지지 않았다.
5일 전 같은 상대인 대만에 2점을 허용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보다 과감히 속구를 구사하는 한편 로케이션을 넓혔다.
낮은 코스에 국한되지 않고 상황에 맞춰 높은 코스도 활용했다.
포수 김형준과 호흡도 한층 정교했다.
시작은 위기였다.
1회초 선두 타자 쩡중저에게 2루타를 맞았다.
린즈웨이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그러나 실점은 없었다.
린리에게 2루 땅볼을 유도했고 린안커를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지난 대만전과 달리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하면서 대만 타자들의 시야와 타이밍을 흔들었다.
2회초는 삼자범퇴. 3회초 2사후 다시 쩡중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다시 하이 패스트볼을 펼쳐 보였다.
2사 1루에서 린즈웨이를 하이 패스트볼로 압도했다.
린즈웨이 배트가 문동주의 구위를 이겨내지 못하고 3루 플라이가 됐다.
4회초부터 패턴에 변화를 줬다.
몸쪽을 과감히 찌르다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섞었다.
대만 타자들은 오직 문동주의 속구만 바라봤는데 늘어난 변화구 비중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4회와 5회 모두 삼자범퇴였다.
6회초 1사후 다시 만난 쩡중저에게 이날 경기 가장 큰 타구를 허용했다.
펜스 맞는 2루타가 나오며 1사 2루. 이번 위기에서도 돌파구는 하이 패스트볼이었다.
린즈웨이와 린리 모두 하이 패스트볼을 앞세워 삼진을 만들었다.
KBO리그 최초 토종 160㎞ 파이어볼러의 하이 패스트볼 위력이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이날 경기에서 고스란히 증명됐다.
준비가 헛되지 않았다.
지난 5월 슬럼프를 겪었던 문동주는 조정기를 통해 하이 패스트볼의 비중을 꾸준히 늘렸다.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을 앞세워 자신 만의 확실한 타자 공략법을 만들었다.
힘을 빼는 법도 터득했다.
오버 스로우를 지양하면서 스트라이크 비중이 높아졌고 필요할 때는 전력 투구로 타자를 압도했다.
입단 2년 만에 프로 투수다운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큰 무대가 슈퍼스타를 만든다.
부담감을 극복하고 최고의 결과를 내면 무섭게 성장한다.
한국 야구 10년을 책임질 새로운 에이스 문동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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