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그저 한 번 잠재력이 폭발했으면 하는 유망주에 불과했지만, 불과 1년도 안 돼 KBO리그에서 잠재력을 터트리고 태극마크에 달았다.
처음 출전하는 국제대회에서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자기 실력을 다 보여주고 온 2003년생, 프로 2년 차 4명의 선수가 있다.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박영현(KT위즈), 최지민(KIA타이거즈),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그 주인공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야구 대표팀이 지난 7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결승전에서 ‘숙적’ 대만을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선한 선수들이 하나가 돼 고른 활약을 펼쳤지만, 이제 만 20세에 불과한 4명의 선수의 활약이 유독 눈에 띈다.
우선, 외야수 윤동희가 그렇다.
윤동희는 대표팀 막차를 탄 선수다.
발탁 당시에 윤동희의 자질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조금 있었지만, 윤동희는 보란 듯이 대회 기간 내내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그 결과 대회 도중 하위타선에서 중심타선으로 타순이 변경됐고,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196으로 맹활약했다.
타율로는 최지훈, 노시환에 이은 3위 성적이다.
문동주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부터 선발로 꾸준히 활약하며 경기 운영 및 제구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4월에는 리그 경기 중에 시속 160.1㎞를 찍으며 국내 투수로는 처음으로 160㎞대 구속을 돌파했다.
‘신인왕’은 그의 것이라는 평이 중론이다.
그런 기대감 속에 나선 첫 국제대회에서 문동주는 기대 그 이상의 활약을 하며 결승전에서 대만 타선을 꽁꽁 묶으며 6이닝 무실점 호투, 한국 대표팀 우승을 이끌었다.
박영현도 지난해 가을 무렵 서서히 활약하더니 올 시즌 완전히 기량이 만개했다.
박영현은 올 시즌에만 32홀드를 기록하며 ‘홀드왕’을 예약해 놓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대포알’ 같은 자신의 구위를 증명한 박영현은 5.1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8개나 솎아냈다.
박영현의 대포알 같이 날아가는 강속구에 상대국 타자들이 헛스윙을 연발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의 이번 아시안게임 활약을 보며 “공이 안 떨어지고 끝까지 쭉 들어가더라. 저런 공을 박영현이 올 시즌 스프링캠프 때 던졌다.
그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발탁된 대표팀 투수들보다도 나은 공이라 생각했다”며 제자의 활약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최지민은 그야말로 올 시즌 튀어나온 깜짝 스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군에 6경기 등판해 6이닝 9실점에 그쳤지만, 올 시즌 구속을 거의 10㎞ 끌어올리더니, KIA 필승조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리그에서 6승(3패) 3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한 그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생애 첫 대표팀에 전격 승선했다.
국제무대에서도 최지민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이번 대표팀에서 7회 최지민-8회 박영현으로 이어지는 마운드는 탄탄함 그 자체였다.
두 사람 모두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무실점 호투하며 우승에 공헌했다.
2003년생으로 만 20세에 불과해 큰 부상이 없는 한 향후 15년에서 20년은 현역 선수로 문제없이 뛸 수 있다.
게다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군 문제까지 해결했으니, 기량을 더 발전시켜 내친김에 해외 진출까지 도전해볼 수 있다.
윤동희 문동주 박영현 최지민이 그야말로 ‘황금 르네상스’를 열었다.
et16@sportsseoul.com
2003년생·프로 2년차 사인방 ‘2022 항저우 AG’ 성적
윤동희: 6경기 출전,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OPS 1.196
문동주: 2경기 1승 1패, ERA 1.80(10이닝 2실점)
박영현: 4경기 2홀드 1세이브 ERA 0.00(5.1이닝 무실점)
최지민: 4경기 1승 2홀드 ERA 0.00(4이닝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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