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두산이 무섭다.
시범경기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미친 질주’다.
내부에서 보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두산은 지난 9일 시범경기 개막 후 17일까지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시범경기 승패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시범경기 결과가 정규시즌 성적을 담보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범경기도 경기다.
이겨서 나쁜 것은 없다.
비결은 무엇일까. 프로 16년차 베테랑 허경민이 돌아봤다.
핵심 키워드는 ‘경쟁’이다.
“예전에는 포지션별 경쟁이 치열했다.
시너지가 나왔다.
최근 몇 년간 그런 모습이 부족했다.
올해는 다르다.
예전 같다.
포지션마다 2~3명씩 붙었다”고 운을 뗐다.
또한 “나도 경쟁하고 있다.
팀 내에 동생이 정말 많다.
나도 지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있다.
동생들은 또 나를 이기려고 노력하지 않겠나. 경쟁을 통해 좋은 팀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두산을 두고 ‘화수분 야구’라 했다.
누군가 끊임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살짝 약해졌다.
경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경쟁‘만’ 했다는 점이다.
확 치고 나오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자기들끼리 경쟁하다 나란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2024년은 양상이 다르다.
곳곳에서 경쟁이다.
선발진의 경우, 5선발은 어느 정도 구성이 됐다.
그 과정이 뜨거웠다.
최승용의 부상으로 자리가 나자 여러 선수가 달려들었다.
일단 4선발 최원준, 5선발 김동주로 정해졌다.
이승엽 감독이 직접 밝혔다.
끝이 아니다.
최원준은 한창 잘하다 지난해 크게 삐끗했다.
자리는 정해졌지만, 못하면 또 빠져야 한다.
김동주는 아직 검증이 끝난 상태가 아니다.
게다가 최승용이 돌아오면 선발 싸움이 재개된다.
불펜도 치열하다.
김택연이라는 거물 루키가 등장했다.
마무리 이야기까지 나왔다.
정철원이 자극받았다.
호투를 뽐냈고, 당당히 마무리로 낙점됐다.
뒷문지기 출신 홍건희도 여전히 두산에 있다.
선발 경쟁을 하던 이영하도 불펜으로 갔다.
김명신 등 다른 투수도 있다.
‘뎁스’가 좋다.
1군 엔트리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도 계속된다.
외야는 김재환-정수빈-헨리 라모스가 주전이다.
김재환의 부활이 반갑다.
백업은 여전히 전쟁터다.
자연스레 지명타자까지 연결된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이 좌익수로 나가면 지명타자 자리가 고민이다.
반대로 김재환이 지명타자로 뛰면 좌익수를 생각해야 한다.
김인태, 김대한, 김민혁 등이 잘해줘야 한다.
주목해서 보고 있다.
이들이 올라오면 우리가 원하는 완전체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야는 3루수 허경민-유격수 박준영-2루수 강승호-1루수 양석환으로 거의 굳어졌다고 봐야 한다.
박계범을 비롯한 백업 자원들이 또 있다.
‘호시탐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허경민은 “모든 선수가 정말 집중하고 있다.
잘하려는 마음이 보인다.
시범경기라고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다.
자리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 우리 팀에는 보여줘야 하는 선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두산 관계자 또한 “오롯이 주전이 아닌 선수들에게는 경쟁의 장이다.
정규시즌을 생각할 때가 아니지 않나. 잘해야 엔트리에 들어간다.
악착같이 뛰면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짚었다.
2023시즌 다시 가을야구에 가면서 분위기를 틀었다.
2024시즌 더 위를 본다.
SSG 이숭용 감독은 “나는 두산이 우승후보 같다.
전력이 좋다”고 했다.
‘왕조’ 때 모습이 나온다는 점이 반갑다.
시범경기 ‘연승’이라는 결과까지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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