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원성윤 기자] ‘미스터 포크볼’ 한화 김민우(29)가 부활의 포크볼을 쏘며 무결점 투구를 선보였다.
한화는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SSG를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3선발 김민우는 5이닝 1안타 5삼진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전체 투구수 91구 가운데 32구가 포크볼이었다.
김민우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목표는 5이닝이었다.
최대한 점수 안주고 무실점으로 던지는 것이었다”며 “4,5회가 아쉽기는 했지만 결과가 좋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겸손했다.
1회부터 ‘KKK’ 세 타자 ‘포크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3회도 안타 하나 없는 퍼펙트 투구였다.
그는 “삼진은 언제 잡아도 기분이 좋다.
1회에 세 타자를 전부 삼진으로 잡으니 너무 좋더라. 그래서 더 자신있게 던졌다”고 말했다.
4회말, 박성한을 1루수 땅볼아웃으로 잡았으나 최정을 볼넷으로 내줬다.
4번타자 한유섬을 포크볼과 속구를 섞어 던지며 삼진을 잡아냈다.
개막전 2연승을 달린 SSG는 녹록하지 않았다.
에레디아 타석에서 내야안타가 나왔다.
2사 1,2루 상황. 결정구를 꺼내들었다.
고명준을 포크볼로 잡았다.
스트라이존을 훨씬 벗어난 몸쪽으로 거세게 갖다붙였다.
사정없이 방망이가 돌아갔다.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자신감은 다음 이닝으로 이어졌다.
5회말, 전의산 볼넷 안상현 중전안타로 1사 1,2루가 만들어졌다.
결코 위축되지 않았다.
최지훈 포수 뜬공, 박성한 2루수 앞 땅볼로 위기를 벗어났다.
최원호 감독이 호쾌하게 박수를 치며 호투를 축하했다.
김민우는 “비시즌 동안 노력을 많이 했는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으면 속상했다”며 “첫 경기부터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승리투수가 돼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32구나 던진 포크볼에 대해 그는 “속구 구위가 살아나면서 포크볼이 더 통했다”며 “스타트가 좋아서 더 자신있게 계속 던졌다”고 말했다.
김민우의 부활은 한화의 부활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지난해 6월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최 감독은 “3년 동안 150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어깨에 문제가 생겼다”며 “좋지 않은 상태에서 전력 투구를 하다보니 구속도 나오지 않았다.
거기에 힘을 쓰니 밸런스가 무너졌다.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1년간 재활의 긴 터널을 지냈다.
팬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김민우는 “매년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목표였다”며 “올해 출발이 좋은 만큼 여태껏 던진 이닝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5회초 4득점하며 선발 로버트 더거를 공략했다.
안치홍·최재훈·최인호 적시타가 터지며 2점을 뽑았다.
최은성은 146㎞ 투심 패스트볼을 당겨치며 좌전 적시타로 2타점을 올렸다.
노시환은 2점 홈런(130m)을 쏘며 6-0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사령탑도 흐뭇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최원호 감독은 “김민우가 5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줬다”며 “시범경기에 이어 첫 정규리그 등판까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7회말 김강민이 대수비로 나서 SSG팬을 뭉클하게 했다.
2001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뛰었던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다 이번시즌 한화로 이적했다.
김강민이 9회 등장하자 SSG·한화 팬 모두 김강민에게 박수를 보내며 화답했다.
이에 그는 헬멧을 벗고 1,3루를 향해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강민은 경기 후 “다른 팀인데도 불구하고 선수 한 명을 위해 응원가를 불러준다는 게 감동적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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