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결국 연기다.
예비 계획인 ‘종목 축소’로 진행될 확률도 낮지 않다.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이 우려했던 것처럼 삐걱거린다.
파리 올림픽 위원회는 31일(한국시간)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남자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내달 1일로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트라이애슬론 수영이 열리는 장소인 센강의 수질이 안전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정이 뒤로 밀렸다.
내달 1일에도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남녀 트라이애슬론 경기는 내달 3일 듀애슬론 경기로 진행된다.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사이클, 러닝 세 가지 종목으로 구성됐다.
수영 1.5㎞, 사이클 40㎞, 러닝 10㎞ 순서로 코스를 돈다.
올림픽에서 가장 힘든 종목으로 꼽히는, 세계 최고 철인을 가리는 종목이다.
그런데 이대로라면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에서는 수영이 빠진다.
파리시는 1세기 동안 금지된 센강 수질 개선을 위해 14억 유로(약 2조원)를 투입했다.
센강에서 트라이애슬론 수영을 열기로 했는데 폭우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현지 언론 ‘디 애슬래틱’에 따르면 “개회식이 열린 지난 주말에 폭우가 내리면서 센강 대장균과 박테리아 수치가 위험 수준으로 급증했다”며 “앞으로도 문제다.
31일에도 폭우 예보가 있다.
이미 오염된 물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결국 문제는 파리 하수 시스템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려 파이프 용량을 초과하게 되면서 처리하지 못한 하수가 센강으로 흘러 나간다”고 근본적인 문제점도 짚었다.
이미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더 문제다.
불과 1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올림픽 개막 1년을 앞두고 센강에서 트라이애슬론 혼성팀 릴레이가 열렸다.
하지만 당시에도 센강 수질 문제로 듀애슬론으로 대회가 열렸다.
트라이애슬론과 듀애슬론의 차이는 크다.
수영·사이클·러닝 세 종목에서 사이클·러닝 두 종목으로 바뀌면 경쟁 구도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일랜드 트라이애슬론 지도자 마크 버킹엄은 “듀애슬론으로 열리면 역사에 남는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우승해도 마냥 자랑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매우 슬픈 일이 아닐까.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 종목에 영원히 별표가 붙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희망을 놓지는 않고 있다.
마리솔 카사도 세계 트라이애슬론 협회장은 “1일에 트라이애슬론이 정상적으로 열릴 확률은 60%라고 본다.
수질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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