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셔틀콕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세계랭킹 9위)에 2-0(21-13 21-16)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안세영은 만 22세의 어린 나이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1년 사이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며 셔틀콕 여왕의 자리를 공고하게 지켰다.
동시에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열한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방수현 이후 무려 28년 만의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여러모로 의미가 큰 금메달이다.
허빙자오는 4강에서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이 부상으로 기권해 어부지리로 결승에 올라왔다.
허빙자오는 첫 게임을 내줬고, 두 번째 게임에서도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마린이 갑작스럽게 다쳐 경기를 포기하는 바람에 결승행 티켓을 잡는 행운을 누렸다.
결승에서는 운이 통하지 않았다.
안세영의 압도적인 실력은 허빙자오가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승전이지만 안세영은 우월한 실력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였다.
안세영은 첫 게임에 먼저 2실점하며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허빙자오가 만만치 않은 실력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지난 8~4강전과 1게임과 달리 안세영은 1~2점 차 간격을 유지하며 착실하게 따라갔다.
5-5 동점을 만든 후 6-5 역전하며 흐름을 뒤집었다.
6-8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다시 11-9로 앞선 채로 인터벌에 들어갔다.
중반을 지나면서 허빙자오는 체력이 떨어진 듯 다리가 느려졌다.
안세영은 집요한 랠리에서 승자가 되며 16-12로 차이를 벌렸다.
분위기는 넘어왔고, 안세영이 21-13 여유로운 승리를 챙겼다.
허빙자오는 이미 지쳐 보였다.
체력에 강점이 있는 안세영은 1게임을 잡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허빙자오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은 2게임 선제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초반 5-2로 앞선 안세영은 연속 3실점으로 5-5 동점을 허용했다.
허빙자오는 1게임과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버텨냈지만, 역부족이었다.
8-5로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안세영은 11-7로 4점 앞선 채 인터벌을 맞이했다.
안세영은 잠시 흔들리며 11-11 동점을 허용했다.
허빙자오가 흐름을 타는 형국이었다.
거기까지였다.
페이스를 찾은 안세영은 16-11로 빠르게 달아나며 허빙자오의 기세를 꺾었다.
연속 5득점을 통해 분위기는 사실상 안세영에게 확실히 넘어왔다.
이변은 없었다.
20-16에서 허빙자오의 공격이 범실로 이어지며 안세영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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