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세영이 5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 포르트 드 라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입국 8일 만에 입을 열었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에 빛나는 안세영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불거진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드러냈다.
5일 여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 짓고 협회와 대표팀을 향한 폭로 발언을 쏟아낸 안세영은 7일 입국장에서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후 8일 만에 드디어 공식적인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 후 부상에 대한 질문에 7년 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가며 가슴 속에 담아뒀던 말을 하게 됐다.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스무살이 넘었지만,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
다시 한번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 분들께 죄송하다”고 진심어린 사과를 먼저 전했다.
 |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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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며 앞선 작심 발언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부상은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라며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또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라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 보다 ‘한번 해보자’, ‘그게 안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 한마디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협회와의 진실공방에 대해서는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매순간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 대한배드민턴협회가 16일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시간·장소 비공개로 개최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소재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로비에서 안세영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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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거지는 논란 속에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상 규명에 나설 예정이기도 하다.
안세영은 이에 대해서도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 나간다면 저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좀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받는 환경에서 운동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한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협회를 향해서는 “협회 관계자 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한다.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일로 배드민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드민턴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 격려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지금은 발복과 무릎 부상 때문에 시합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재활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 선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코트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다”며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
하지만 국민분들의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결심의 배경에 대한 설명까지 더했다.
한편,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이날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했다.
조사위원은 총 5명으로, 내부 인사로는 이상순 협회 체육인인권위원장과 박계옥 감사가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변호사 2명, 교수 1명으로 꾸려진 외부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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