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데뷔 첫 만루 홈런을 쐈다.
가장 중요한 순간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 김태군(35)이 날았다.
김태군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전에서 3회초 좌월 그랜드 슬램을 쏘는 등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9번 타순에서 미친 활약을 선보였다.
데일리 MVP도 품었다.
팀이 3-0으로 앞선 3회초 1사 만루에서 그랜드 슬램을 쐈다.
왼쪽 폴대 바로 안쪽으로 떨어지는 홈런이다.
7년 전 ‘선수’ 이범호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루 홈런을 날렸다.
‘감독’ 이범호가 보는 앞에서 김태군이 다시 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그야말로 ‘맹타’다.
타율 0.385, 1홈런 6타점이다.
2루타 두 방에 홈런 1개도 때렸다.
안타 5개 중에 60%가 장타다.
경기 후 김태군은 “너무 좋다.
내 커리어 첫 만루 홈런이 중요한 시리즈에서 나왔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치는 순간 넘어간 것은 확실했다.
‘제발 휘어지지 말아라’고 속으로 열댓번 외쳤다.
넘어가더라. 너무 기뻤다”고 돌아봤다.
한국시리즈 타격이 좋다고 하자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타격 관련해서 4~5년 전부터 내 스스로 너무 낮아졌던 것 같다.
주위 시선도 그렇게 봤다.
그때 심정으로, 내가 더 이상 식물이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또한 “실내에서 준비도 많이 했다.
연습 과정이 내 스스로 너무 혹독하고, 힘들었다.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조금씩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발 네일과 호흡도 절묘했다.
네일은 이날 5.2이닝 2실점 호투를 뽐냈다.
“패턴 변화는 거의 없었다.
1차전보다 투심을 많이 던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분들이 네일이 스위퍼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투심이 더 좋다.
투심이 좋으니 스위퍼도 주목받는다.
상대 전력분석도 스위퍼에 맞췄을 것이라 생각해 투심 비중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야망도 드러냈다.
“우승하고 MVP까지 받았으면 좋겠다”며 “오늘 만루포 치고 웃었는데 인생 살면서 세 번째는 되는 것 같다.
프로 지명받았을 때 가장 좋았고, KIA로 트레이드 됐을 때 두 번째로 좋았다.
이번에 세 번째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1승만 하면 우승 포수가 된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느 한 순간, 군대 다녀오니까 백업 취급을 받았다.
분한 마음을 갖고 4~5년 준비했다.
우승 포수 꼭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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