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프리미어12 3승2패 성적표
최종 호주전 5-2로 이겼지만 결국 무릎
김도영 장타·박영현 돌직구 가능성 엿봐
2026 WBC 등 세계 무대 활약 기대감
올 시즌 KBO리그는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넘어서며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국 야구의 국제대회 부진은 이번에도 계속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5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5-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3승2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전날 일본과 대만이 이미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하면서 한국은 프리미어12에서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잔을 마시게 됐다.
한국은 2015년 초대 대회에선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 2회 대회에선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 | 김도영(왼쪽), 박영현 |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낸 것은 2019년 프리미어12가 마지막이다.
2020년대에는 출전한 대회마다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에선 6개팀 중 4위에 머물며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충격패를 당한 뒤 ‘숙적’ 일본에 대패하는 등 졸전 끝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연이은 ‘도쿄 참사’ 이후 한국 야구는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2026 WBC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바라보고 20대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 멤버를 꾸렸다.
이번 프리미어12도 평균 연령 24.6세로 젊은 대표팀으로 참가했다.
일본, 대만, 쿠바, 호주, 도미니카공화국 등 B조 면면이 만만치 않아 우승보다는 최소 조 2위에 올라 4강에 오르는 것을 1차 목표로 잡았지만, 첫 경기에서 까다로운 상대였던 대만에 3-6으로 패하면서 청사진이 꼬였다.
일본전에서도 석연찮은 불펜운영으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기도 전에 4강 탈락이 확정됐다.
이번 프리미어12 2024가 아무런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향후 대표팀 마운드와 타선을 이끌 재목들의 국제 경쟁력을 확인한 대회로도 기억될 전망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38홈런-40도루로 역대 최연소 30-30을 달성하며 최고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김도영(KIA)은 지난 14일 쿠바전에서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때려내는 등 5경기에서 3홈런 10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입증해냈다.
마운드에선 박영현(KT)이 전성기 오승환(삼성)을 연상시키는 무시무시한 ‘돌직구’로 대표팀 주전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연이은 국제대회의 부진을 만회할 큰 경기들이 다가오고 있다.
2026 WBC는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왔고, 야구 종주국 미국에서 열리는 2028 LA올림픽에서 야구는 다시 정식종목으로 부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이번 프리미어12까지 치르며 경험을 쌓은 젊은 선수들에다 이번 대회에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원태인(삼성), 문동주(한화), 이의리(KIA) 등의 영건들이 가세하고, 노시환(한화), 구자욱(삼성)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간판타자들까지 합류해 베스트 전력을 꾸린다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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