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 빈 수레가 요란하다.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는 한국 스포츠다. 내년 1월 대한체육회장, 대한축구협회장 등 굵직한 선거들을 앞두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높다. 불을 지핀 것은 다름 아닌 정부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부적격자 판정을 내렸다. 이들의 3선, 4선 도전을 막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각종 비위 의혹과 절차를 무시한 행정 등을 이유로 강하게 비판했다. 핵심은 자신의 본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체부는 어떤가. 현재 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 윤석열 대통령이 이른바 12·3 내란 사태를 일으켰지만 문체부는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 투표에조차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사격황제라 불렸던 진종오(비례)를 비롯한 배현진(서울 송파구을), 박정하(강원 원주시갑), 김승수(대구 북구을), 신동욱(서울 서초구을), 정연욱(부산 수영구)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단 한 명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 사진=뉴시스 | 눈물겨운 제 편 지키기다. 국민의힘 당론에 따라 모든 것을 방관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모두 부결시키기로 정한 바 있다. 실제로 7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먼저 열린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만 표결한 뒤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107명이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그 결과 재적의원 300명 중 195명만이 참여, 의결 정족수인 200명을 채우지 못해 탄핵소추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됐다. 찬반 여부를 떠나 투표를 내려놓았다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받아들일 수 없다면 정정당당히 참석해 반대표를 던졌어야 한다. 국회 앞에 수십만 명의 시민이 모여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직접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 정작 국민을 위해 앞장서야 할 이들은 나라의 방향성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거대한 사안 앞에서 뒤로 물러서기 급급했다. 선거 때마다 투표를 독려했던 모습이 오버랩된다. 당선을 위해 쏟아내던 감언이설들이 떠오른다. | 사진=뉴시스 | 정당성을 잃어간다. 나라의 안위보다 개인의 손익계산서가 먼저였던 이들이다. 누가 그들의 말을 신뢰할 수 있을까. 그들의 주장이 허공으로 흩어지는 이유다. 진종오 위원의 경우 이기흥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이 중 하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이 회장의 행보가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위원 연임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체육계는 이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공정과 투명성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외쳤다. 배현진 의원은 정몽규 회장의 HDC현대산업개발 임직원들이 축협 업무 전반에 깊숙이 관여해왔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과연 이들이 두 회장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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