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스포츠팬에게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체육계에는 커다란 화두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과열과 관망의 교차점에 섰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의 쟁점은 이기흥 회장의 3연임 여부.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설 후보는 오는 24, 25일 등록해야 한다.
이 회장을 포함해 출사표를 던진 인사만 8명에 달한다.
이 회장과 ‘반 이기흥’의 다툼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파 세력을 규합하는 과정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열 양상을 보이던 체육회장 선거전은 내란수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게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에 관망세로 변하는 분위기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되어야하는 게 대원칙이지만, 한국 스포츠는 태생부터 정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으므로 정권 퇴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의 3선을 가장 반대한 곳은 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행정소송을 불사하고라도 이 회장의 3연임을 저지하겠다고 공공연하게 강조했다.
체육회 산하단체에 대한 예산집행을 문체부가 직접하겠다는 등 강하게 압박했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세력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특정 단체를 억압하던 방식이자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반발해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
체육회장 연임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이유다.
그런데 지난 3일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뒤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내란수괴 피의자’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7일 한 차례 실패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14일 가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당쪽 이탈표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돼 탄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의 내란수괴 혐의가 밝혀지든, 탄핵 소추안이 통과돼 헌법재판소의 심의를 받든 사실상 현 정부 내각은 총사퇴가 불가피하다.
탄핵이 인용되거나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되면 대선 정국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이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던 유 장관이 퇴장하면, 체육회를 압박하던 문체부의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되면, 체육계를 찾아 손을 내민다.
체육회 전반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이 회장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정무적 판단에 따라 칼자루를 거둬들일 수도 있다.
이 회장의 정치·체육계 인맥이 워낙 화려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체육회장 선거는 2300여명의 체육인이 투표한다.
박근혜 정부시절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와 문체부 김종 차관의 국정농단 사건을 발판삼아 대한체육회장에 당선한 이 회장의 이력을 떠올리면, 이번 혼란이 이 회장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때문에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는 이 회장의 범죄혐의 증명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직원 채용비리와 금품 수수 등 비위혐의를, 검찰은 진천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선정 과정상 비리 의혹을 각각 들여다보고 있다.
탄핵 정국과 맞물려 정상적인 수사가 가능할지 여부가 이 회장 기사회생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이 회장은 후보등록을 하더라도 완주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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