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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은 거뜬한데 진짜 은퇴인가요...‘배구여제’ 김연경 “라스트 댄스 너무 자주 췄다. ..챔프전 3차전에서 끝내겠다”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한국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코트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이제 적으면 2경기, 많아봐야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팬들은 흥국생명이 우승한다는 보장만 있다면 4경기를 보고 싶겠지만, 그녀는 2경기로 끝내고 싶은 모양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37) 얘기다.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이 열린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김연경의 현역 마지막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눈과 마음에 담아두고픈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당연히 5821명으로 만원관중.

정규리그에도 항상 붐볐던 삼산월드체육관이지만, 이날 분위기는 더욱 비장했다.
이번 챔프전이 김연경의 ‘라스트 OF 라스트 댄스’임을 알기에. 삼산월드체육관은 일부 소수의 정관장 팬들을 제외하면 모두 다 분홍 철쭉색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관중으로 가득 찼고, 이들은 김연경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그녀의 선전을 응원했다.

팬들의 바람을 외면할 리 없는 김연경이었다.
어느덧 3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고, 은퇴를 목전에 둔 선수지만, 김연경은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의 아웃사이드 히터였다.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 무릎 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 김연경이다.
경기 전 이에 대해 묻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그 정도 무릎 통증은 38세의 선수에게는 당연히 생길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릎 통증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김연경은 1세트 초중반까지 단 1점에 그쳤고, 공격 시도도 단 두 번에 불과했다.
정말로 무릎 통증이 상당해서 세터 이고은이 김연경에게 공격을 시키지 않는 것일까 의심할 정도였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1세트 후반 승부처에서 연이은 강타로 정관장 코트를 폭격하며 예열한 김연경은 2세트 6득점, 3세트 7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의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3세트 공격 성공률은 85.71%에 달했다.
경기가 끝나니 김연경의 성적표는 블로킹 1개, 서브득점 1개 포함 16점. 공격 점유율이 투트쿠(31.96%), 정윤주(29.9%)보다 낮은 23.71%에 그쳤음에도 팀 내 최다득점이었다.
공격 성공률이 무려 60.87%였기에 가능한 성적이었다.

앞으로 2~3년은 거뜬히 V리그 최고의 선수로 군림할 수 있는 기량을 보유하고도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이날 승리를 기뻐했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연경은 “챔프전을 준비하면서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쉬는 동안 몸 관리를 차근차근 준비 잘 했는데, 많은 관중들 앞에서 승리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릎 상태에 대해 묻자 “이 정도 오면 다 부상이 있다.
큰 지장 없이 2,3차전을 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삼산월드체육관 관중석에서는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를 보면 감상에 젖을 법도 하지만, 김연경은 초연하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크게 의미부여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주변분들이 ‘라스트 댄스 아직도 안 끝났어?’라고 물어볼 정도로 라스트 댄스를 너무 자주 추는 게 아닐까 싶다.
도쿄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서 라스트 댄스를 했고, 지난해에 국가대표 공식 은퇴식도 가졌다”라며 김연경 특유의 짓궂은 농담을 던진 뒤 “이제 정말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돌입했지만, 나는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그저 우승하며 챔피언결정전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 21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김연경은 “챔프전에 어느 팀이 올라오든 3차전 15세트를 꽉꽉 채워 하고 왔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정관장은 현대건설과 3차전까지 플레이오프를 치르긴 했지만, 3경기 도합 10세트를 하고 올라왔다.
김연경은 “조금 더 많은 세트를 하고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긴 했지만, 3차전까지 간 건 만족했다”라면서도 “상대가 지친 건 못 느꼈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아직 괜찮은가 싶기도 하다.
저희는 늦추지 않고 2,3차전을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관중석에는 이미 시즌을 마친 IBK기업은행 김희진, 페퍼저축은행 박정아, 한국도로공사 배유나 등이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묻자 김연경은 “경기 전에 앉아 있는 것을 봤다.
구단에서 좋은 자리를 해준 것 같다.
팬분들이 앉게 해줬어야 하지 않나”라고 농담을 던진 뒤 “본인들의 팀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챔프전을 보러온다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다.
의미부여를 하자면, 내 마지막 경기라서 보러온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 됐던 2세트. 17-18로 뒤진 상황에서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온 최은지의 서브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들어오자마자 최효서의 범실을 유도하는 서브득점으로 올린 최은지는 3연속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연속 득점을 가져온 뒤 20-18에서는 최효서 대신 리베로로 들어온 박혜민마저 무너뜨리는 서브득점으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은지는 첫 서브 득점 이후엔 벤치의 코칭스태프들과 기쁨을 나눴고, 두 번째 서브 득점 땐 자신과 웜업존에서 함께 있는 백업 선수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했다.

최은지의 세리머니에 대해 김연경은 “정말 중요한 상황에 들어와서 서브들 잘 해줬다.
두 번의 서브 득점 때 벤치나 웜업존으로 가서 세리머니를 했는데, 두 번째 서브 득점 땐 우리 주전들에게 왔어야 하지 않나 싶다.
튀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다음 경기에도 기대하겠다.
많이 업되어있는 것 같다”라며 농담을 던져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배구 팬들은 그녀의 코트 위 모습을 한 경기라도 더 보고 싶어한다.
취재진이 ‘이런 팬들의 마음을 반영해 5차전까지 챔프전이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저한테 왜 그러세요...”라며 농담섞인 정색을 한 뒤 “3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을 끝내고 싶다.
그 이후 경기는 없다고 생각하며 2, 3차전을 준비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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