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염원하던 은퇴 피날레… 흥국생명 마침내 정상 V5스포츠월드 기사제공: 2025-04-08 22:06:07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1세트를 승리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흥국생명이 끈질기게 추격전을 펼친 정관장을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경은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 트로피와 함께 화려한 라스트댄스를 마무리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로 이겼다.

1, 2차전을 먼저 잡고도 3, 4차전을 내주면서 리버스 스윕 위기에 몰렸던 흥국생명은 다시 돌아온 인천에서 체육관을 매진시킨 4500여 흥국생명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구단 사상 5번째이자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의 챔프전 축포다.
당시 3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한 흥국생명은 6년 만에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모두 휩쓸었다.
지난 2년 간 모두 챔프전에 오르고도 마지막 문턱 앞에서 좌절했던 아픔을 마침내 지웠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고 나선 챔프전이 술술 풀린 건 아니다.
2차전부터 4차전까지 풀세트 접전을 펼치면서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야 했다.
지난 6일 4차전을 내주면서 2년 전 한국도로공사에 당했던 리버스 스윕에 대한 불안감까지 엄습했다.
하지만 끝내 이겨내고 우승 축포를 만끽했다.
5차전에서는 매 세트 초반 정관장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엄청난 집중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공격에 성공하자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결사 김연경이 앞장섰다.
4차전까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99점을 폭발한 그는 현역 마지막 무대인 5차전에서는 모든 힘을 쏟았다.

이날 공격성공률 42.62%와 더불어 팀 최다인 34득점으로 현역 마지막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김연경의 몫이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역대 2번째 만장일치(31표)를 받았다.
흥국생명 챔프전 우승의 중심에는 늘 김연경이 있었다.
그가 함께한 4번의 우승 모두 MVP 트로피에는 김연경의 이름이 새겨졌다.

왜 김연경이 한국 최고의 공격수인지 증명하는 경기였다.
1세트부터 10점, 공격성공률 57.14%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블로킹 2개도 곁들였다.
한때 5점 차까지 밀렸던 흥국생명은 1세트 막판 연달아 퀵오픈과 오픈 공격을 성공한 김연경을 앞세워 역전극을 달성했다.

멈추지 않았다.
2세트에도 김연경의 원맨쇼는 계속됐다.
21-24로 패색이 짙던 2세트 막판 짜릿한 동점을 만들자 김연경이 나섰다.
박은진의 속공을 블로킹해내면서 역전을 이끌더니 오픈 공격으로 팀을 구해냈다.

물론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다.
어렵사리 따라붙고도 3세트를 내주면서 분위기가 꺾였다.
4세트에는 중반까지 무기력한 모습으로 8점 차까지 벌어지면서 승부를 내줬다.
하지만 마지막 집념에서 흥국생명이 더 강했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김연경이었다.
3, 4세트에 숨을 골랐던 김연경은 승부의 분수령이 된 5세트 다시 힘을 냈다.
고비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했고 결국 흥국생명은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흥국생명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김연경은 동료들과 얼싸안았다.

한편 1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 정관장은 부상 선수들이 진통제를 맞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끝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주포 메가가 공격성공률 39.53%와 더불어 양 팀 통틀어 37점을 쏟아 부었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인천=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