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길냥이 데려온 학생이에요75

[* 비회원 *]
등록일 2014-07-05 00:31
조회수 8607

데려온지 몇 시간만에 적응하고 금방 뛰어댕겨서 왕초보집사는 당황했어요..

길냥이 특히 아깽이 처음 왔을 때 UFO에 잡혀온 느낌일거라고.. 하신 댓글 얼마전에 보고 엄청 조심스럽게 대했는데,

집에 데려오고 얼마 안 있다가 갑자기 요리조리 달리면서 베란다부터 화장실, 책상 및, 헝거 뒤까지 구석구석 다 다니더라구요 ㅇ.ㅇ

그러더니 순식간에 개냥이가 되었어요..ㅋㅋㅋ 책장 틈도 들어가고 정말 샅샅이 살피는거 보면서

엄청 호기심 많구나 했는데, 보니까 애교도 정말 많아요 ~

저 모래랑 사료랑 필요한 거 사러 나가기 전에 벌써 저런 지경이었어요 ㅋㅋㅋ

장난감 아까 글 댓글에 나무젓가락 말씀해주셔서, 종이는 또 먹을까봐 종이만 찢어서 버리고 줬는데 갖고 잘 놀더라구요 ㅎㅎ (감사합니다!)

혼자서 에어컨 리모컨이나 두루말이 휴지 던지면서 추격전도 하고 저랑 남자친구 무릎 번갈아 다니면서 애교도 부리고

집사옷 붙들고 매달리다가 점프하고 놀거나 가만 있을 때 계속 낮게 그르렁그르렁 해요 ♡♡♡

옷들이 벌써 몇 벌 쥐어뜯기고 스카프는 만신창이가 됐지만 계속 웃음이 나요 ㅎㅎㅎㅎㅎ

지금 ㅋㅋㅋㅋ 아까도 그러더니 제가 노트북 쓸 때 키보드 타닥타닥하는 소리가 신기한가봐요

마우스랑 모니터 솜방망이테러하구 ㅋㅋㅋㅋ 키보드랑 터치패드 사정없이 밟아주네요 ㅋㅋ

매트리스 커버랑 행거 커버도 막 긁고 뜯는데 스크래쳐가 시급한거 같아요 ㅋㅋㅋ

아까 제가 기특해서 눈물 핑-할 뻔 했던 장면이에요

냥이들 물 안먹어서 고생하시는 분들 종종 봤는데 이 녀석 저렇게 물을 너무 잘 먹어요 .. ㅠ_ㅠ

아까 나가기 전에 저렇게 먹었는데 다녀와서도 놀다가 배고프면 스스로 사료도 먹고 물도 마시고 해요

이건 남자친구 도움으로 목욕 마치고 폭풍 그루밍 끝내고 나서에요

심쿵...ㅎㅎㅎ

냥이들 소리에 민감해서 드라이기 안 좋다고 알고 있었는데, 떠는게 안타까워서 약바람으로 한 번 해봤는데 놀라지 않더라구요

적응을 워낙 빨리해줘서 목욕도 바로 시도해봤는데 고무장갑 끼고해서인지 다행히 목욕 도중에 긁히진 않았어요 (놀아줄 땐 막 긁.....ㅠ_ㅠㅎㅎ)

오늘 생일이었는데, 저 정말 큰 선물 받은 거 같고 막 마음이 감사하고 기쁘고,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을 이렇게 가까이서 느껴본 적이 없는지라... 감격한(?) 상태인거같아요..

아직 준비도 덜 된 서툰 집사에게 온 걸 아는지, 아까 만들어준 화장실에 스스로 오줌도 조금 누는 거보고.. 정말 뭉클뭉클했어요
(물티슈로 문질문질해줬는데 응아는 아직 안봤어요..)

지금 제 침대 위에 인형들 사이에 파묻혀 있는데 (인형 틈을 무지 좋아해요, 막 바닥 파고들어요 ㅎㅎ) 졸리운 것 같아요

불 다 끄고 오긴 했는데 저도 어서 마무리 짓고 같이 자려구요 ㅎㅎ

제 집안에서 냥이가 놀고 있는 게 믿기지가 않았는데 이제 조금씩 와닿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필요한 것들 찾아보고 사오느라 조금 정신이 없었는데 ㅎㅎ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누구나 처음은 있다는 마음으로 앞으로 아가냥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려구요

이전 글에 댓글로 해주신 격려와 조언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다 봤구요 이전에 몰랐던 내용은 머릿 속에 다 저장해뒀어요 ㅎㅎ

앞으로 사랑 많이 주면서 좋은 집사될게요~~~ 결혼이나 임신 등 앞으로 제 인생에 오는 변화로 냥이가 아픔겪는 일은 절대로 없을거에요

쪽지랑 댓글로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 전하려고 글쓰기 시작했는데, 음, 뭔가 일기 비슷한 내용이 되어버렸네요 ㅎㅎ

모두들 좋은 밤 되세요 ^^

덧붙임)

내일 병원에 가기 전에 궁금한 거 두 가지만 여쭤볼게요~

냥이가 낮게 쉬지 않고 항상 그르렁하는데 혹시 호흡기가 나빠 그런건 아니겠죠?
단순히 좋아서 계속 그렇게 오래오래 그르렁거리는건가요?

아가냥이가 우는 건 아가냥이의 일이지만 정말 쉬지 않고 계속 우는데 (그르렁과 울음이 동시에 나요.. 전 너무 신기한데 이것도 정상이겠죠..?)
지금 벌써 목이 조금 쉰 거 같고, 원룸이라 다른 주민분들 불편도 걱정이 되어서요
처음 봤을 때처럼 구슬프게 울지 않아서 다행이고 기분은 계속 좋아보이는데.. 가만히 기다려주면 되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