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들어오는데 아파트 입구 평상쪽에서 누가 담배를 피고 있더라구요
자주 거기와서 피던 사람인데 (아오.. 바람타고 냄새가 집까지 들어와요.. ㅠ한여름에도 창문을 닫아야 하는... ㅠ)
제가 정말 개인적으로 담배냄새를 정말 미치도록 싫어해서 (냄새만 맡으면 두통이 생겨요)
빨리 뛰어서 지나가려고 자세잡는데
풀쪽에 태풍이후로 안보이던 애가 어슬렁 거리고 있더라구요
죽었나 싶어서 걱정했는데 반가운 맘에 뭐라도 줄까 (직장에 키우는 고양이가 있어서 가방에 항상 고양이 간식이 들어있어요)
싶은데 담배냄새는 환장하겠고
그래서 숨 꾹 참고 기절하기 일보직전 상황까지 가서 겨우 닭가슴살 한덩이를 줬는데
아 이 담배 피우시던 분이
"그 고양이 주인이에요??" 그러길래
"아닌데요?"
"근데 밥을 왜줘요?"
이쯤되니 슬슬 가닥이 잡혔죠 나를 캣대디 쯤으로 생각하나보다
그나저나 나랑 대화하려면 담배부터 꺼주지 않겠니 하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일단
"아 이건 그냥 닭가슴살 조금이라 어쩌다 한번 이거먹는다고 오래살고 그러진 못해요.. 그냥 허기나 채우라고 주는 거에요"
그냥 이렇게 고분고분 말해주니 이분이 뭔가 지가 갑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을 하셨나 봅니다.
"그놈의 고양이들땜에 새벽에 잠을 어쩌고 불라불라, 애기같은 울음 소리가 소름이 어쩌고 짜증이 블라블라"
담뱃재 탁탁 털어가면서 가래침 뱉으면서 말하는데..
'그냥 나한테 시비를 걸고 싶은건가 =ㅅ= 내가 좀 호구상이긴 하지'하는 생각과 함께
"제가 직업 특성상 항상 아침에 잠드는데 이번 여름 들어서 고양이들의 새벽 발정소리는 2번 정도밖에 없었고
그나마도 제가 뛰쳐 나가서 간식 던져줘서 금방 멈추게 했는데 대체 언제 들으셨어요??집에서 발정난 고양이 키우세요??"
그러니깐 뭔가 이 아저씨도 오늘 직장에서 뭐 힘든일 있었는지 저한테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합니다.
그사람이 말한것 중에 뭐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내가 왜 싫은걸 봐야되냐 어쩌고 이런말도 있었는데
내가 이 아파트에 고양이 풀어논것도 아닌데 이사람이 나한테 왜이러나 싶긴 했지만
그러면 아저씨 앞으로 여기서 절대 담배피지도 말고 침도 뱉지 말라고 내가 왜 당신땜에 피해를 봐야되냐고
난 고양이 똥보다 당신 가래침이랑 담배냄새가 몇배는 더 드럽고 짜증난다고 더이상은 안참는다 블라블라 짜증짜증 우왁우왁(너도 나의 설움을 받아라)
이렇게 격렬한 전투를 주먹없이 치뤘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엔 내가 너무 막말한거 같아서 미안하긴하다고 말하고 왔어요
그사람은 고양이를 더 싫어하게 됐겠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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