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1

[* 비회원 *]
등록일 2014-12-18 00:14
조회수 416

12월 28일 제 고양이가 제 품을 떠나갑니다.

2014년 12월에는 떠나보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내년이 되어도 끝나지 않을 거에요

내년에는 차도 팔아야 하고...

단순히 가난과 집안 사정만으로 자기합리화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것들이 숨겨져 있어요.

친한 사람들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정신이 무너지기 직전에 3월달에

우리 고양이를 만나서 많이 구원받았습니다.

그때 받은 사랑 돌려주겠다고 항상 내가 너의 곁에 있겠다고 한 맹세를 어겼습니다.

새로운 분양자에게 보낼 사진을 찾느라

우리 고양이 사진을 뒤적거리는데

유난히 내품에 안긴 사진이 눈에 띕니다.

내 품에 안겨 잠자고 있는 사진도 보입니다.

내가 출근할 때 창문으로 쪼르륵 나와 방범창에 양말낀 앞발 얹어놓고 쳐다보던 사진도 눈에 띕니다.

어째서 저는 이렇게

무책임한지요.

내 고양이라고 부를 자격도 없습니다.

한 생명이 나의 사정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서 몰랐던 것처럼. 이렇게 상황이 될 줄 몰랐다는 건 핑계입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노군아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