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1년 전 사연입니다.)
집에 동물이 워낙 많아서 더 이상 길냥이나 유기견을 들이지 않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데? 궁금하실텐데...
시츄 한 마리와 깜둥냥(길냥이출신) 한 마리 정도는 다른 집과 비슷한데, 작은 딸이 생각하는 직업이 동물사육사나 애완동물샵이어서 다른 동물이 꽤 많습니다.
주로 이런 녀석들인데... 전염병이 퍼져서 몰살되기 전까지는 15마리 정도가 있었습니다. 아주 작은 녀석부터 큰 녀석까지요.
그리고 뱀도 있습니다. ㅡ.ㅡ 요즘에는 그 녀석이 아르바이트 중이라 안사람이 뱀 먹이를 줍니다.
그래서 길냥이 분양에는 항상 눈길이 먼저 가면서도 도저히 형편이 안되었죠. 굴러온 돌이나 박힌 돌이나 스트레스가 대단할테니까요.
정확힌 1년 전이군요. 아침일찍 로드킬당한 새끼냥이를 봐서 기분이 우울했는데 저녁에 작은 딸이 새끼냥이를 안고 왔습니다.
버스정류장에 누가 버리고 갔는지 사람들에게 매달리며 위험하게 오가기에 어쩔 수 없이 데려왔답니다. 난감하더군요.
깜둥냥들일 때에도 비싼 천 소파 하나 해먹고 (스크래처는 제쳐두고) 가족이 되기까지 난관이 많았고 워낙 어린 녀석이라 도마뱀에게 달려들어서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으니까요.
정말 똥꼬발랄하더군요.
깜둥냥도 내려 놓자 마자 박힌 돌 (시츄) 사료부터 먹고 뒤집어져서 자더니, 이 녀석도 집안 탐색부터 합니다.
덕분에 박힌 돌 원조는 소심 킹인 녀석이어서 기절직전으로 코박고 안나오고
덕분에 박힌 돌 원조 2는 경계경보 발령했습니다. 똥꼬발랄이 근처만 오면 주먹질 연타였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좋은 집 찾아서 분양하기로 했는데... 이 녀석이 들어온 다음 날부터 연거푸 로또급 행운이 따라 들어왔습니다.
큰 딸이 고등학교때부터 댄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공부를 철천지 원수로 여겼고(?) 사실 재수를 생각하며 서로 속을 끓이던 중이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명문대학의 논술에서 (고등학교 선생님 모두의 소감과 같이) 기적처럼 합격해서 일가친척을 모두 뒤집어 놓더니...
이튿날에는 다른 명문대학의 논술에도 합격해서 우리 부부를 실신시켰습니다.
지금은 다른 학생들 학점 도우미를 하고 있습니다. 전생에 공부만 하다가 죽은 귀신이었던 모양입니다.
오늘 기말고사 끝인데... 다시 고민이 시작됩니다.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내줘야 할까? 그냥 그것으로 우리끼리 먹고 쓰는게 낫지 않을까?'
새삼 부모님께 사죄드리고 싶어지더군요.
다행히(?) 입양결정되어서 내보내기 전날, 안사람과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혹시 황금거위 배가르는 것이 아니냐고요.
고민 고민하다가 집에 숨겨놓은 보물덩이를 내놓는 기분으로 보냈는데, 역시 안보내야했습니다.
굴러들어온 복덩이를 내보낸 탓인지, 매주 로또 번호가 3개 이상 안 맞고 있습니다. ㅡ.ㅡ
복덩이는 그 집에서 무척 잘 지내고 있답니다. 그 녀석을 케이지에 넣으면서 "우리 집에 복을 물고 온 녀석입니다. 로또 꼭 사세요"했는데 아직 안 산 모양이더군요.
지금도 냥줍하는 분들 보면, 그 때의 일이 생각나고 냥줍하는 분들에게도 로또급 행운이 알게 모르게 따를 것이라고 기대하게 됩니다.
그 녀석이 생각날 때마다, 뒤집어져 있는 깜둥냥을 발로 톡톡차며 "넌 뭐 없냐?"라고 시비거는데... 깨물깨물이 답변이더군요. | |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pathetique
